최양희 삼성미래기술육성재단 이사장 "국내 과학기술 역량 증진에 기여할 것"
2013-05-14 15:27
아주경제 이혜림 기자= "삼성미래기술육성재단이 국내 과학기술 역량 증진에 큰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봅니다."
삼성미래기술육성재단 초대 이사장에 선임된 최양희 서울대 교수는 14일 오전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히고 장기적으로 과학기술 분야의 유능한 인재 발굴에 힘을 쏟겠다고 강조했다.
삼성미래기술육성재단은 삼성그룹이 미래과학기술 육성을 위해 10년간 총 1조5000억원 출연해 설립하는 민간 연구기관이다. 오는 6월 설립 예정인 재단은 미래 노벨과학상 수상 육성·소재기술 육성·정보통신기술(ICT) 융합형 창의과제 지원 등 3대 프로그램을 중점 추진한다.
최 교수는 "미래기술육성재단은 삼성전자에서 전액 출연해서 만든 공공성을 띤 연구재단"이라며 "지금까지 민간 출연 연구재단으로 이렇게 큰 규모의 장기 프로그램은 없었다. 앞으로 국내·외에 많은 파급 효과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특히 최 교수는 이번 재단 설립을 통해 새로운 사고방식이 자리잡을 수 있는 창조적 연구개발의 터전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창조적인 사고(creative thinking)'를 해야 '창조적인 아이디어'가 나오고 이를 통해 산업이 발전해야 수준 높은 직업군이 많이 생겨날 수 있다"며 "창조적인 사고를 할 수 있도록 동기를 부여해 이 사이클을 가속화시키고 원활하게 만들겠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국인이 아직 노벨상 명단에 이름을 못 올리고 있는 이유는 한국 과학기술의 연륜이 매우 짧아서"라고 평가하며 "노벨상은 파괴적이고 창조적인 발상에서 얻어지는 것인데 단합을 강조하는 한국 사회 문화에선 어려운게 사실이었다. 연구 애로사항과 시스템을 보완해 나간다면 노벨상에 근접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재단 설립 취지에 따라 연구개발 지원 대상도 기관에 속한 한국 국적의 과학자로 제한한다는 방침이다.
최 교수는 "재단이 한국의 과학기술을 발전시켜야 한다는 절박함에서 출발했기 때문에 국내 과학자를 우선으로 할 생각"이라며 "글로벌 시대에 외국인을 배제하는 게 적합하냐는 지적있을 수 있지만 연구책임자는 한국인, 연구자는 외국인에게 오픈하는 방식으로 진행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소속 기관이나 틀이 없는 유능한 인재에게도 지원이 필요하지만 사업의 특성상 기업의 설립이나 운영자금을 지원하는 것은 맞지 않는다"면서 "개인 지원은 일단 유보한 상태"라고 덧붙였다.
다만 심사위원의 경우 글로벌 경쟁력 가진 인재라면 국적을 불문하고 영입한다는 계획이다. 길영준 삼성종합기술원 부사장은 "현재 심사위원 후보자는 외국인을 포함해 500명 정도 된다"며 "그 중에 100명 정도를 선발할 계획이지만 과제의 양에 따라 늘거나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재단 운영에 있어서는 삼성전자로 부터 자율성과 독립성을 보장하는 방향으로 가겠다고 밝혔다. 최 교수는 "재단은 삼성전자 측이 사회공헌으로 출연하는 것"이라며 "재단에서 하는 것은 자율성이 보장되는 방향으로 진행돼야 취지가 살아날 것으로 본다. 삼성전자 사업과는 무관하다"고 설명했다.
한편 삼성미래기술육성재단 초대 이사장으로 선임된 최 교수는 1955년생으로 경기고와 서울대 전자공 학과를 졸업하고 카이스트 전자공학 석사 및 프랑스 ENST대 전산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한국전자통신연구소 정보통신표준연구센터장과 한국정보과학회장·서울 대 차세대융합기술원장 등을 역임했다. 현재 포스데이 터 사외이사와 한국산업융합회 부회장을 겸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