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VS 도요타, 환율로 엇갈리는 명암
2013-05-09 16:57
도요타의 캠리 하이브리드 |
아주경제 이규진 기자= 현대자동차와 도요타를 기준으로 한국과 일본 자동차 산업 전망의 엇갈리는 명암을 파이낸셜타임스(FT)는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한국의 자동차업체들은 원화 가치가 상승하면서 올해 성장세가 크게 둔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일본 자동차업체들은 엔화 약세로 인해 최근 5년래 최대폭의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FT는 현대자동차의 기반인 한국에서 올해 초 도요타의 캠리를 올해의 자동차로 선정한 점을 들며 한국 자동차 시장의 트렌드가 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동안 외국 자동차 브랜드에 이같은 상을 주지 않는데다 라이벌인 일본 브랜드에 수여해 상당히 이례적이라는 분석이다.
최근 엔저로 인해 도요타 등 자동차 기업들의 순익이 크게 늘고 있다. 도요타는 이날 1분기 순익이 지난해의 3배 이상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올해 도요타의 순익은 전년대비 40%나 상승한 1조 3700억엔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도요타의 이러한 전망이 겸소하다고 예상해 신뢰를 굳혔다.
현대자동차의 쏘나타 하이브리드 |
한국과 일본 자동차 산업의 대조적인 양상은 주식시장에서 드러난다고 FT는 전했다. 올해들어 현대자동차의 주가는 12%나 하락했고 기아자동차 역시 5% 떨어졌다. 반면 도요타와 혼다의 경우 각각 45%, 27% 증가했다. 이들 국가의 환율 가치가 반대로 작용하면서 밀접한 영향을 받았다고 FT는 설명했다. 한국의 원화가치는 지난달 강세를 보였다. 지난해 초 이후 원화 가치는 달러대비 6%나 상승했다. 반면 엔화는 지난해 11월부터 5분의1 수준까지 폭락했다.
맥쿼리증권의 마이클 손 애널리스트는 “외국 투자자들은 한국 자동차 산업에서 손을 떼려는 주요 이유는 거시 경제 때문이다”며 환율 변동을 강조했다.
일본중앙은행(BOJ)가 무제한 양적완화를 내세운 이유도 이 때문이다. 엔저를 유도해 수출기업의 순익을 확대해 디플레이션을 탈피하기 위해서다. 노무라증권의 분석에 따르면 엔화가치가 달러당 1엔씩 하락할 때마다 영업이익이 350억엔 증가한다. 반면 원화 가치가 1% 상승하면 현대자동차의 영업이익은 1.5%, 기아자동차는 1.8% 하락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