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류 열풍에 미디어·통신 ETF 미·일 앞질러
2013-05-09 16:57
아주경제 박정수 기자= 미국과 일본 증시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우고 있으나 미디어·통신 상장지수펀드(ETF)만은 미·일 관련 ETF를 앞지르며 거침없는 질주를 이어가고 있다.
영화나 드라마, 음악 등에 걸쳐 빠르게 확산되는 한류 덕에 미디어 시장의 훈풍이 올해도 지속될 것이란 기대감 때문으로 보인다. 또 정부 정책도 콘텐츠 산업 규모의 확대를 지원하는 방향으로 펼쳐져 이 분야 상승랠리에 힘을 보탤 전망이다.
9일 한국거래소와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에 상장된 137개 ETF 가운데 미래에셋자산운용의 '타이거 미디어통신 ETF'가 올 들어 24.54%로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삼성자산운용의 '코덱스 Japan ETF'가 22.77%, 미래에셋자산운용의 '타이거 S&P500선물(H) ETF'가 16.23%로 뒤를 이었다.
지난 1분기에는 연초부터 강한 상승세를 보인 일본 증시에 힘입어 '코덱스 Japan ETF'가 15.07%의 수익률로 가장 높았다.
그러나 3월 말 이후 '타이거 미디어통신 ETF'는 12.65%로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 중이며 '코덱스 Japan ETF' 수익률(7.05%)을 5% 이상 앞서고 있다. '타이거 S&P500선물(H) ETF'는 이 기간 수익률이 5%에 불과하다.
이는 '타이거 미디어통신 ETF' 기초 지수인 KRX 미디어·통신 지수의 상승 때문이다. 한국거래소가 산출하는 이 지수는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서 출판, 광고, 영화, 방송, 공연, 전기통신 등 업종에 속한 10종목으로 구성된 지수다.
이 지수는 올 들어 26.7% 올라 코스피 상승률 -0.88% 대비 25%포인트 이상 웃돌고 있다. 종목별로 CJ CGV가 연초 이후 81.96% 올랐으며, LG유플러스는 51.28% 상승했다. 이어 SK텔레콤과 웅진씽크빅은 40% 이상 올랐으며 제일기획, CJ E&M, 스카이라이프 등은 20~30%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지수 구성종목들의 상승 모멘텀이 많아 급등에도 불구하고 중장기적인 투자 관점도 유효하다고 분석했다.
김시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미디어·광고 업종의 시장 대비 초과 상승세는 이어질 것"이라며 "스마트 디바이스 확산, 플랫폼 다양화 등에 따른 미디어 소비 행태의 변화로 콘텐츠 수요가 꾸준히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한류가 확산되는 것을 기반으로 업체별로 해외 매출 비중이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신정현 삼성증권 연구원은 "한류로 인해 미디어 사업자의 판권매출이 꾸준히 증가할 것"이라며 "최근 엔터테인먼트사들과 IT서비스와 협업을 통해 한류 파급효과를 확대시키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어, 엔터사들도 수혜를 볼 것"이라고 판단했다.
실제 2011년 유튜브를 통해 케이팝을 시청한 건수는 약 26억회로, 2010년 약 8억회 대비 3배 이상 급증했다.
지난해에는 가수 싸이의 '강남스타일' 하나로만 7억회(지난 3월 말 기준 14억회)를 넘어섰으며, 올해 역시 '젠틀맨'을 통해 케이팝의 시청횟수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아울러 정부의 정책도 콘텐츠 산업 규모의 확대를 지원하는 방향으로 나타날 예정이다. 안재민 키움증권 연구원은 "새 정부가 추구하는 중소기업 육성과 ICT산업, 지적재산권 확보 등은 통신, 인터넷, 게임, 미디어 산업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규제보다는 산업 성장에 우호적인 환경 조성이 기대돼 통신·미디어·콘텐츠 종목의 상승랠리가 계속될 것"이라고 예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