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락시장 시설현대화 사업비 4000억원 가량 늘어날 듯
2013-05-05 19:02
서울농수산식품공사, 사업계획 변경 검토 중
아주경제 강승훈 기자=사업비 7000억원을 투입해 시설현대화 계획이었던 서울 가락시장이 최대 4000억원이 추가로 필요하다는 내부 보고서가 나와 파장이 예상된다. 준공 역시 당초 2018년에서 5~7년 늦추는 게 불가피할 것이란 분석이다.
5일 서울시 등에 따르면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이하 공사)는 1984년 설립돼 노후된 가락시장을 정비하고 친환경적으로 이전·배치시키는 시설현대화를 진행 중이다.
총 사업비 7000억원이 국비 30%, 시비 30%, 국고 융자인 농산물가격안정기금 40% 비율로 소요되는 국책사업이다. 2009년 첫 삽을 떠 2018년께 마무리하는 일정이다.
아주경제가 입수한 기본계획 변경안을 보면 2·3단계 연면적이 기존의 54만7059㎡에서 64만2688㎡로 17% 늘어난다. 저온저장시설을 대폭 확충하고 건물 주변은 가로녹지로 꾸민다.
추진 과정은 기존 구역별 이뤄지는 단계별 방식에서 더욱 세분화해 각 단계를 8개 공구로 쪼갠다. 각각의 유통공간에서 이주, 철거, 조성, 입주 등 4가지 절차가 순환적으로 반복된다.
이에 따라 사업기간은 최장 7년이 더 걸리고, 비용이 4000억원 가량 증액될 것으로 추정했다.
이와 관련 공사 관계자는 "2005년 건설기본계획을 수립할 때 물가 상승률, 법적규제 강화 등 여러변수가 고려되지 않았다"면서 "또 무리하게 일정을 잡다보니 임대상인의 충분한 의견수렴이 무시될 여지가 있었던 게 사실"이라고 해명했다.
이번 내용 수정은 과거 실시한 타당성 검토 용역의 대폭 손질이 요구된다는 것으로 압축된다. 다시 말해 2005년 9월 한국개발연구원(KDI)에 맡긴 용역이 엉터리였다는 것을 스스로 인정한 셈이다.
앞서 진행된 연구용역에 농산물 공급이란 시장 기능이 아예 빠졌다는 게 공사측 설명이다. 다시 말해 단순하게 낡은 시설물을 부수고 새로 짓는데만 초점이 맞춰졌다.
또 유통인들의 영업피해 최소화 차원에서 대체매장을 마련하는 임시입주에 대한 부분도 간과됐다. 특히 유통환경의 변화와 건축단가 재설정 등 공사비 현실화를 인지하지 못했다.
당장 사업주체인 서울농수산식품공사는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사업비 증액이 불발로 끝나거나 더뎌질 경우 공정에 차질이 우려된다.
하지만 공사가 구상 중인 수순대로 진척되기도 힘들 전망이다. 넘어야 할 산이 많기 때문이다.
국고와 지방재정이 들어가는 사업인 만큼 서울시, 시의회, 정부 부처(농림축산식품부, 기획재정부), 국회 등의 협조나 승인이 필수적이다. 이 절차를 거치는데 얼마나 걸릴지 미지수다.
상황이 이렇자 벌써부터 애초 사업 자체가 부실 투성이었다는 비난의 목소리가 높다. 서울시의회 강감찬(송파4) 시의원은 가락시장 현대화 계획안을 주민들이 납득할 수 없는 애물단지라고 평가했다.
이 업무의 공사 담당자는 "구체적 사업기간 연장이나 사업비 세부내역은 용역 결과가 나와봐야 확정할 수 있다. 각계 전문가와 이해관계자 의견 수렴을 거쳐 발생 가능한 모든 문제점 파악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