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규하 기자=최근 정치권에서 논의되고 있는 공정한 거래 질서 확립, 동반성장 확산 등 보다 강력해진 경제민주화 법안 처리를 놓고 속도 조절론 등 이견이 한창이다.

주무부처인 공정거래위원회도 경제민주화 관련 5개 국정과제와 13개 세부 추진과제의 입법을 연내 국회 통과를 목표로 삼았지만 어려울 수 있다는 전망이다.

5일 공정위에 따르면 경제민주화 관련 법안 중 13개 세부 추진과제(5개 국정과제)가 정부입법 추진으로 당초 예상했던 6월 국회 통과는 어려울 전망이다.

정부는 13개 세부 추진과제가 담긴 공정거래법·하도급법·가맹사업법·표시광고법·소비자기본법 등 5개 법률 개정을 소비자피해구제명령제 도입·소비자기금 설립·공시제도 개선 등 일부 과제를 제외하고 6월 국회 통과 목표 추진을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여야는 당내 경선 등을 앞두고 '속도조절론'에 대한 이견을 펼치는 등 경제민주화를 놓고 정면충돌이 한창이다. 때문에 경제민주화 관련 법안 처리가 더욱 늦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공정위가 6월 추진을 목표로 삼은 과제는 △중소기업협동조합 납품단가조정협의권 부여 △하도급 불공정특약 전면금지 △판촉사원 파견 가이드라인 제정·보급 △판매장려금 항목 정비·개선 △가맹사업법 개정 △전속고발제 폐지 △징벌적손해배상제 도입 △집단소송제 도입 △사인의 금지청구제 도입 △부당내부거래금지규정 강화 및 제3장 내 규제조항 신설 △신규순환출자 금지 등이다.

현재 경제민주화와 관련해 국회를 통과한 첫 법안은 하도급법뿐이다. 나머지 공정거래법·가맹사업법·표시광고법·소비자기본법 등은 법률 개정의 필요성만 대두된 채 속도조절과 수정 필요라는 매치포인트의 미묘한 시각차를 드러내고 있다.

경제민주화 추진은 하되 경제 자체를 위축시키고 기업 의욕을 꺾어선 안 된다는 논리로 나온 속도조절은 경제의 성장동력을 우선시 하는 분위기다. 재계 역시 경제민주화 관련 입법을 신중하게 추진할 속도조절에 속내를 비치고 있다. 불황 극복을 위해 기업들이 투자에 적극 나서고 싶어도 경제민주화 때문에 섣불리 나설 수 없다며 정부와 정치권에 매달리고 있는 것.

공정위는 조속한 입법을 위해 기존 발의된 의원(안)과 연계해 추진한다는 계획이지만 사실상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공정위 관계자는 "정부입법으로 추진할 경우에는 상당한 시일이 소요되는 만큼 기존 발의된 의원과 연계해 조속한 입법을 추진할 것"이라며 "그러나 최근 들어 경제민주화 속도조절론이 수면 위로 부상하면서 관련 법안 처리가 여야 간 이견 등 힘겨운 상황으로 흘러가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경제민주화 속도조절론 다음은 세부 추진과제 입법의 강약 조절론으로 저하되지 않을까 염려스럽다"면서 "연내에는 관련 법안 논란이 계속될 듯해 업그레이드된 공정위의 액션 행보도 법률이 완료돼야 하는 관계로 내년에나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