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 부동산 대책' 시행 이후 양도세와 취득세 감면을 받을 수 있는 '준공후 미분양' 아파트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사진은 경기도 고양시 덕이지구에서 분양 중인 '일산 아이파크' 전경. [사진제공 = 현대산업개발]

아주경제 이명철 기자=#. 서울 강북구 미아동 2억4000만원짜리 전세 아파트에 살고 있는 직장인 김모(45)씨. 다음달 전세계약 만료를 앞두고 있는 그는 지난해 입주한 경기도 고양시 내 전용면적 84㎡짜리 아파트를 매입하기로 최근 결심했다. 김씨는 "생애 최초 주택 구입자로 300만~400만원 가량의 취득세 면제를 받고 5년간 양도세를 내지 않아도 된다"며 "모자라는 구입 자금은 시공사가 무이자로 대출 지원을 해주기로 했다"고 말했다.

#. "올해 초부터 입주 후 잔여물량 판촉행사를 진행했는데 4·1 부동산 대책 발표로 탄력을 받아 지난달 분양을 모두 마쳤습니다. 분양사무실을 접고 입주에만 집중할 계획입니다."(경기도 성남시 S아파트 분양팀장)

'악성 미분양' 단지로 불리는 준공후 미분양 아파트가 속속 팔려나가고 있다. 완성된 집에 계약 즉시 입주가 가능할 뿐만 아니라 '4·1 부동산 대책' 시행으로 양도세 및 취득세 감면도 받게되면서 수요자들의 구미를 당기고 있는 것이다.

당초 '9억원 이하'였던 양도세 면제 대상이 국회에서 '전용 85㎡ 이하 또는 6억원 이하'로 확정돼 혜택 범위가 줄긴 했지만 오히려 수혜 단지는 희소가치가 높아진 상황이다.

안소형 닥터아파트 리서치팀장은 "세제 감면 적용 단지를 중심으로 문의 및 거래가 늘고 있다"며 "입지 좋고 가격 경쟁력도 갖춘 물건이라면 노려볼 만하다"고 말했다.

현대건설은 서울 은평구 응암동에 들어선 '백련산 힐스테이트'를 분양 중이다. 총 3221가구(전용 59~141㎡)의 대단지로, 2011년 말 입주했다. 이 아파트 조정현 분양팀장은 "4·1 대책 발표 후 중소형뿐 아니라 중대형인데도 분양가가 6억원 이하 가구를 중심으로 계약 사례가 늘고 있다"고 전했다.

동작구 동작동에서는 '이수 힐스테이트'(전용 59~141㎡ 304가구)가 분양 중이다. 전용 84㎡형의 최초 분양가는 7억5000만원대이지만 중소형이어서 양도세 면제를 받을 수 있다. 지난 2월부터 입주를 시작한 이 단지는 현재 일부 남은 잔여가구에 다양한 특별혜택을 주고 있다.

경기도 용인시 영덕동에서는 '영덕역 센트레빌' 233가구(전용 84~101㎡)가 다음달 입주를 앞두고 있다. 이 아파트 분양 관계자는 "현재 일부 가구가 미분양으로 남아 있지만, 세제 혜택 수혜 단지 때문인지 최근 들어 매입 문의가 부쩍 많아졌다"고 전했다.

현대산업개발은 용인시 성복동에서 지난해 5월 입주한 '용인 성복 아이파크'(전용 84~124㎡) 잔여가구를 팔고 있다. 잔금 20%를 2년간 유예해주고 이에 대한 대출 이자도 지원해준다. 이 아파트 전용 84㎡형은 분양가의 20%인 9000만원 정도면 실입주가 가능하다.

고양시 덕이지구에서는 1556가구(전용 84~175㎡) 규모의 '일산 아이파크'가 잔여가구에 대해 분양가를 3.3㎡당 최저 900만원대까지 낮췄다. 발코니 확장과 시스템 에어컨도 무상 제공된다. 계약자에게는 자동차 '레이' 또는 순금 50돈의 황금열쇠를 증정하고 있다.

김포 한강신도시에 들어선 '한강신도시 자연앤힐스테이트' 아파트 분양 관계자는 "취득세 감면을 받으려는 입주 예정자들이 입주를 서두르고 있다"며 "남아 있는 잔여가구는 2% 정도로 모두 양도세·취득세 감면 대상"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준공후 미분양이 세제 감면과 분양조건 변경 등으로 관심을 받고는 있지만 무턱대고 계약을 했다가는 후회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박상언 유엔알컨설팅 대표는 "준공후 미분양 중에도 괜찮은 곳은 다 팔리고 입지가 떨어지는 중대형은 할인 분양 밖에 방법이 없는 상황"이라며 "수요자들은 계약 시 광고문구나 분양조건에 현혹되지 말고 신중하게 계약을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