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런 버핏, 차기 후계자 결정… "불안에 빠진 투자자"

2013-05-05 15:31



아주경제 이규진 기자=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이 차기 후계자가 결정됐음을 밝혔다. 누구인지는 공개하지 않았으나 자신의 바톤이 순조롭게 넘겨질 것을 강조했다.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최고경영자(CEO)는 4일(현지시간) 연례 주주총회에서 이사회가 후계자에 대해 확실한 합의를 나타냈다고 밝혔다. 버핏은 “차기 CEO는 회사의 성장과 함께 많은 자산을 운용하게 될 것”이라며 “명석한 두뇌와 열정으로 회사를 발전시킬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업계에선 아지트 제인 버크셔 재보험 부문 대표와 매트 로즈 빌링턴 노던 CEO를 버핏의 유력 후계자 후보로 보고 있다. 3년 전에 영입한 토드 콤스와 테드 웨슐러 전 헤지펀드 매니저도 역시 코카콜라 웰스파고 등 주요 포트폴리오를 관리하면서 물망에 떠올랐었다. 버핏의 장남 하워드 버핏은 CEO 비상임 이사회 회장 역할을 맡게 될 것이란 점도 확인했다.

버핏은 은퇴하더라고 버크셔 해서웨이에 대해 신뢰를 지켜달라고 당부했다. 버핏은 “시장이 패닉에 빠질 때 버크셔 해서웨이가 800(수신자부담 전화)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시장의 자금 유동성이 제한되면서 위기가 찾아올 때 버크셔 해서웨이 리더가 투자자를 이끌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버크셔 해서웨이에 대한 자신감을 강조하는 이유는 회사의 대명사인 버핏 자신의 부재 이후를 걱정해서다. 올해 82세인 버핏은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은퇴를 준비했다. 무엇보다 자신의 자리를 성공적으로 이어갈 후계자를 물색하는 등 정리할 채비에 나섰다.

그러나 버핏의 신뢰가 높은 만큼 투자자들은 버핏의 은퇴하면 회사 운영에 차질이 생길 것을 우려했다. 버크셔 해서웨이의 주식 투자자인 더그 카스는 ”버핏의 명성이 회사의 대규모 계약에 큰 기여를 했다“며 ”차기 CEO가 버핏이 해낸 계약을 따낼 수 있을까“라고 우려했다. 때문에 버핏이 투자자의 우려를 덜기 위해 차기 CEO에 힘을 실어주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한편 버핏은 미국의 주택가격이 내년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고용시장도 서서히 개선되면서 경제도 회복될 것이라고 낙관했다. 특히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의 양적완화 정책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기업들이 양적완화로 상당한 수혜를 입었으며 앞으로 경기 회복에 원동력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버크셔 해서웨이는 주식 파생상품 및 보험 사업이 개선되면서 1분기 순익이 예상치를 웃돌았다. 1분기 순익은 전년대비 51% 증가한 48억9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주당 영업이익은 2302 달러로 예상치 1996 달러를 넘어섰다. 특히 보험 인수 사업부 순익은 지난해 보다 무려 16배나 늘어났다. 현재 버크셔 해서웨이는 내셔널인뎀니티·가이코 등 12개 보험사를 소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