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마사회 "인공수정 기술로 명품 승용마 만든다"
2013-05-05 12:12
마사회 장수목장 2020년까지 연간 200두 민간 승용마 인공수정 지원 사업 실시
아주경제 김선국 기자=인공수정 기술을 통해 세계 최고수준의 국산 승용마 생산 시대가 열릴 전망이다.
한국마사회 장수목장은 2011년 국내 최초로 해외에서 들여온 승용마 동결정액을 활용해 인공수정을 시도한 결과, 씨암말의 첫 임신에 성공했다고 5일 밝혔다. 그간 국산 동결정액을 활용한 승용마 인공수정 시도는 여러 번 있었지만 해외 우수 품종 승용마의 동결정액을 활용한 인공 수정 성공은 이번이 처음이다.
주인공인 씨암말은 경주용 말로 흔히 쓰이는 장수목장 소유 ‘서러브레드(thoroughbred)’ 1두. 동결정액의 주인이 마차용 승용마로 애용되는 ‘클라이즈데일(Clydesdale)’인 것을 감안할 때 교잡을 통해 우수한 국산 승용마 개량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마사회는 말산업 육성 5개년 종합계획에 발맞춰, 민간 승용마에 대한 인공수정 지원을 올해 30두에서 2020년 200두까지 점진적으로 확대해나가는 한편, 다양한 교잡시험 및 시범 생산을 통해 국내에서 생산·보급되는 국산 승용마의 생산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계획이다.
국산 승용마의 품종 개발 및 정착을 위해 한국마사회는 장수목장을 말 인공수정 사업 수행의 핵심 부서로 지정하고, 한국마사회 승마단의 우수 씨암말, 경주 퇴역 암말을 비롯해 다양한 품종의 씨암말들을 활용하여 매년 20두 이상의 승용마 시범생산을 진행해나갈 예정이다.
아울러 마사회는 △승용마 생산기술 표준화 연구 △신선정액 민간 보급 △수의사·승용마 생산자 등 승용마 생산 전문 인력 양성 △경매를 통한 승용마 거래시장 조성을 통해 국내 승용마 생산기반 구축에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농림축산식품부가 총괄하는 마사회 특별적립금(축산발전기금)으로 진행되는 이번 사업은 ‘고급 품종 승용마의 대중화’를 위한 첫 걸음을 내딛었다는 점에서도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그동안 국내 대부분의 승마장에서는 경주 퇴역마를 승용마로 전환해 활용해온 반면 세계적으로 승용마로서 능력이 입증된 최고급 품종인 ‘웜블러드’의 활용은 12.2%(2010년 국내 238개 승마장 기준)에 불과했다.
한국마사회 장수목장 홍순욱 목장장은 "‘웜블러드’ 품종과 같은 높은 수준의 승용마들이 빠른 시간 안에 생산되면 승마 인구 저변 확대는 물론 고비용·고위험 승용마 생산 구조를 변화시켜 승용마 생산농가에 신규 소득창출이 가능할 것"이라며 "나아가 품질 높은 승용마의 해외 수출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홍 목장장은 “국내 승용마 생산규모는 독일의 100분의 1, 일본의 4분의 1인 연간 330여두로 경주마와 승용마간 생산 불균형이 심각한 상황"이라며 "이번 사업은 경주 퇴역 암말을 대상으로 한 인공수정을 통해 잉여 경주마 자원의 활용도를 높인다는 점에서도 고무적"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