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X그룹, 사실상 해체 수순… 강덕수 회장 향방은?
2013-05-04 09:25
아주경제 이재영 기자= STX그룹의 구조조정이 조선 부문만 살리고 나머지 자산을 매각하는 등 사실상 그룹의 해체 수순으로 가닥이 잡히고 있다.
이 가운데 강덕수 STX그룹 회장은 대주주의 지위를 상실할 것이 유력하지만 경영권은 유지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4일 채권단 및 업계에 따르면 STX그룹의 구조조정 방안은 사실상 그룹의 해체 방향으로 구체화되고 있다. 그룹의 핵심인 조선해양 부문을 제외하곤 대부분 매각 절차를 밟게 되는 것이 채권단 구조조정 방안의 골자다.
실제 조선해양 부문에서 수직계열화된 STX조선해양, STX엔진, STX 중공업 등 계열사는 자율협약을 신청한 반면 STX팬오션과 STX에너지 등 비조선 부문계열사는 이미 매각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 여기에 STX다롄, STX핀란드, STX프랑스 등 해외자산도 매각 추진 사실이 전해지는 상황이다.
채권단은 오는 6일 STX, STX중공업, STX엔진 등에 대한 자율협약 여부를 결정한다. 사실상 자율협약에 들어갈 가능성이 커 강덕수 회장의 향후 입지가 관심을 끈다. 강덕수 회장은 포스텍의 지분 69.4%와 STX 9.9%를 보유하고 있다. 포스텍은 또 STX 지분 23.1%를 보유해 그룹의 지배구조를 형성하고 있다.
그간의 채권단 구조조정 사례를 보면 강 회장의 지분 축소는 불가피해 보인다. 감자를 통해 기존 주주의 주식을 줄인 뒤 출자 전환 형태로 채권단이 주요 주주로 참여할 것이 유력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강 회장은 대주주 자격을 상실하게 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다만, 경영권은 유지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류희경 산업은행 부행장은 전날 “조속한 경영 정상화를 위해 필요하다면 자율협약 과정에서 오너의 도움을 받을 것”이라고 말해 이같은 가능성을 시사했다. 성공적 구조조정을 위해 그룹 오너의 경영 노하우를 활용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이는 또한 부실 경영에 대해 오너가 책임을 지는 의미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