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세안+3 "선진국 양적완화에 따른 자본유출입 확대 경계해야"
2013-05-03 21:55
3일 인도 델리에서 아세안(ASEAN) 3 회원국 재무장관 및 중앙은행 총재들이 회의 후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
아주경제 이수경 기자/인도 델리=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3 재무장관 및 중앙은행 총재들은 3일 선진국의 양적완화 정책으로 인한 자본유출입 변동성 확대에 대해 유의해야 한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이날 인도 델리에서는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 태국, 필리핀, 싱가포르 등 아시아 10개국과 한국, 중국, 일본 3개국의 재무장관 및 중앙은행 총재들이 참가한 가운데 '제16차 아세안+3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 회의'가 열렸다. 우리나라는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와 은성수 기획재정부 국제경제관리관(차관보급)이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회의 후 발표한 공동성명서에서 "글로벌 경제 및 금융 여건은 개선되고 있으나 우리는 위험이 여전히 남아있음을 인식하고 있다"면서 "정책 불확실성, 민간의 디레버리징(부채 축소), 재정긴축에 따른 회복지연, 신용중개기능의 손상이 글로벌 성장 전망에 지속적인 부담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계속되는 글로벌 유동성 공급이 잠재적으로 과도한 리스크 부담 및 레버리지, 신용팽창과 자산버블을 야기할 수 있다"면서 "자본유출입의 변동성을 확대하고 역내 금융안정을 저해할 수 있는 글로벌 금융시장의 투자심리 변화에 영향을 미치는, 장기간 지속된 글로벌 양적완화로 인해 야기된 의도하지 않은 부정적 부작용에 대해 지속적으로 경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우리나라는 "자본유출입에 대해 국가별로 대응할 경우 풍선효과, 파급효과가 발생할 수 있어 효과가 제한적일 수 있으므로 자본이동에 대해 역내 국가들 간 공조체제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주광야오(朱光耀) 중국 재정부 부부장은 이날 회의 직후 가진 공식 기자회견에서 선진국의 양적완화는 매우 국제적이고 민감한 문제"라며 "이 같은 정책이 아시아 지역과 세계 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매우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가속화되고 있는 엔저와 관련, 주 부부장은 "일본의 양적완화 정책과 환율 절하에 대해 시각 차이를 확인했다"면서 "회의에서는 이에 대한 전문적인 토론(Professional discussion)을 나눴다"고 설명했다.
참석자들은 치앙마이 이니셔티브 다자화(CMIM) 기능 강화가 자본유출입 확대에 대한 안전망이라는 데 의견을 모았다.
이에 따라 중앙은행 총재들이 CMIM의 의사결정과정에 참석하고 'CMIM에서의 역내통화 활용도 제고 방안' 및 'ASEAN+3 차원에서의 자본이동에 대한 공동대응'에 대한 연구를 심화하도록 이번 회의에서 CMIM의 협정문을 개정했다. 감시기능, 유동성 지원 체제 및 역량개발 분야에서 IMF 및 여타 다자간 금융기구와의 효율적인 협력관계를 추구하는 방안도 고려하기로 했다.
현재 싱가포르 상법상 유한책임법인으로 운영되고 있는 ‘AMRO(ASEAN+3 거시경제 조사기구)’를 정식 국제기구로 전환하기 위한 조약안에도 합의했다. 이 기구는 역내 거시경제를 모니터링하고 CMIM을 지원하기 위해 지난 2011년 4월 설립됐다.
기재부 관계자는 “AMRO를 국제기구로 만들어서 보다 독립적인 위치에서 역내 경제에 대한 감시활동 혹은 연구활동을 할 수 있는 조직을 만들자는 것이 아세안+3 회원국들의 생각”이라며 “AMRO를 국제기구화 하는 문안 협정이 맺어졌기 때문에 이제 각 나라별로 법적 절차를 밟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회의에서는 지난해 장관회의에서 합의한대로 CMIM의 운영가이드라인을 개정했다. 지원규모를 1200억 달러에서 2400억 달러로 확대하고 국제통화기금(IMF)과의 비연계비중을 20%에서 30%로 늘리는 방안 등이 그것이다.
이밖에 역내 금융협력 강화방안의 일환으로 참석자들은 아시아 채권시장 육성방안(ABMI)에 대해 논의했다.
한편 아세안+3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 회의는 매년 5월마다 열리며 내년에는 카자흐스탄 아스타나에서 개최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