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서울시장 삶의 현장에서 무슨 얘기 나눴나

2013-05-02 15:11
현장시장실 열고 늦은 밤까지 강행군… 이동거리만 100㎞


아주경제 강승훈 기자=박원순 서울시장이 지난달 29일 오전 구두끈을 단단히 고쳐매기 시작했다. 삶의 현장에서 시민들을 직접 만나기 위해서다.

이날 시청을 나선 박 시장은 오후 1시께 금천구청 9층 기획상황실에 임시집무실을 꾸렸다. 곧바로 지역의 고질적인 문제를 들춰내기 시작했고 서부간선도로 지하화를 최우선 과제로 꼽았다.

관계 공무원들과 테이블에 앉아 머리를 맞댄 박 시장은 "서부간선도로는 지하화를 하는 쪽으로 결정했다. 다만 지상구간을 어떻게 만들지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현재 서부간선도로는 고속도로의 제 기능을 못한다는 지적이 많다. 평균 통행속도가 시속 32㎞로 서울 주요 7개 고속도로 평균 시속 33~47㎞를 훨씬 밑돈다. 출·퇴근시간에는 시속 20㎞ 수준으로 떨어진다.

이날 사업규모를 축소하고 기술원가를 낮춰 5700억원의 사업비 중 시비는 1000억원 정도로 줄이겠다며 구체적인 방침도 언급했다.

이어 박 시장은 지역현안을 직접 파악하기 위해 금천자원재활용처리장으로 이동, 캐노피 설치 등 악취와 소음 방지 대책을 내놨다. 오후 7시에는 독산1동 주민센터 회의실에서 주민 대표들로부터 의견을 들었다.


이어 이달 1일엔 구로구에서 평소 강조한 소통 시정을 실천했다. 토지보상이 늦어지고 있는 항동 보금자리주택지구에서 시민들의 목소리를 듣고 "내년 상반기 보상이 가능한지 한 달 안에 결론을 내리겠다"고 약속했다.

66만4431㎡ 면적에 5100가구 주택을 짓는 내용의 항동지구 보금자리 사업은 2010년 5월 지정돼 그해 말 승인이 났다. SH공사가 사업 시행자다.

구로구청으로 자리를 옮긴 박 시장은 가리봉 재정비 촉진, 국철 1호선 지하화, 기존도로 일반도로화 등 주요 사업에 대해 청취했다.

2일에는 국내 최대 규모의 중소기업 집적지인 G밸리로 나섰다. 옛 구로공단에 조성된 G밸리(서울디지털산업단지)에는 1만1000여개사, 약 15만명이 일하고 있다.

이 자리에서 박 시장은 서울시가 구상 중인 'G밸리 비상(飛上) 프로젝트'를 알렸다. 4개 분야의 20개 계획으로 △서부간선도로 진입로 공사 △디지털 3단지~두산길 지하도 개통 △입주기업 DB, 온라인 플랫폼 구축 △구로공단 노동자체험관 개관 등이 골자다.

더불어 입주업체 한 회사가 직원 1명씩을 더 채용하자는 '일자리 1만개 창출' 구상도 전했다.

이번 현장시장실에 대해 박 시장은 "서남권 지역의 미래 잠재력을 발굴하고 발전 방안도 모색하는 자리였다. 서울의 미래 성장동력을 마련하는 발판으로 삼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금천·구로구와 'G밸리'에서 진행된 이번 현장시장실 기간 박 시장은 매일 자정까지 계속되는 강행군을 소화했다. 박 시장은 총 100㎞가량을 발로 뛰면서 3000여명의 시민을 만난 것으로 서울시는 자체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