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박식 폰트 저작권 강제구매…공정위, 해법 제시하나?
2013-04-26 13:03
-시장 경제 질서 차원의 저작권 분쟁 해법 내놓을 듯
아주경제 이규하 기자=일부 법무법인들이 인터넷 글씨체(폰트) 제작업체로부터 법률적 권한을 위임받아 저작권 위반 영세 업체들에게 소송 압력 등 강제구매를 유도하고 있어 공정거래위원회가 해결에 나설 전망이다.
26일 공정위에 따르면 일부 법무법인들이 법률적 지위로 저작권 위반 업체들에게 상품 강제 구매를 하는 등 저작권과 관련한 부당거래행위가 판을 치고 있다고 판단, 시장 경제 질서 차원의 저작권 분쟁 해법을 모색하고 있다.
저작권법 위반 고소고발은 2010년 2만9356건에서 2011년 3만6114건, 2012년 4만5547건으로 연평균 30% 이상 급증하는 추세다.
공정위는 2011년부터 일부 법무법인과 폰트 저작권 업체가 정품 소프트웨어를 판매하는 과정에서 불공정 거래행위 민원이 상당수 제기돼 저작권 업체와 로펌들을 상대로 불공정 거래행위 여부를 조사해왔다.
저작권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확립되지 않은 상황에서 폰트 제작 기업들은 법무법인을 통해 저작권법으로 수많은 영세기업들에게 협박식 강제구매를 유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컴퓨터 이용자들은 누구든 폰트파일을 사용하지만 사용법의 적법성 여부에 대해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정품 프로그램에서 기본 제공하는 폰트파일을 다른 프로그램에 불러와 이용하는 경우에는 저작권 침해로 볼 수 없다는 게 문화체육관광부 측의 설명이다.
또 폰트 파일은 컴퓨터 프로그램으로서 저작권법상 보호받는 저작물이나 폰트 도안 즉 디자인 부분은 저작권법상 보호 대상인 저작물로 보고 있지 않다.
그러나 정품 SW 강매, 과도한 합의금 요구, 형사 고소 취하 조건으로 제품 강매 등은 저작권법에 근거해 규제할 수 없어 저작권 위반자에게 낱개가 아닌 고가의 패키지 상품을 구매토록 하는 강제구매 등 불공정행위 소지에 대해 공정위가 해법을 내놓을 예정이다.
한 소비자 단체 관계자는 “일부 법무법인들이 글씨체나 사진 등 저작권법 범위가 혼란스러운 영역에 소송 압박을 가하면서 돈벌이를 하고 있다”며 “공정위가 법률적 지위로 상품 강제 구매를 하는 부분 등 불공정행위의 소지가 짙은 저작권에 대해 확실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