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한지연 기자=# 직장인 김 모(29)씨는 지난해 단골 세탁소에 모직코트 1점과 스웨터 2점, 카디건 1점의 세탁을 의뢰했다가 되돌려 받지 못했다. 맡긴 의류가 분실됐기 때문이다. 세탁소 사장은 이듬해 2월 분실된 세탁물에 대해 42만원을 배상하기로 약속했지만 현재까지 이행하지 않고 있다.

세탁소를 이용하는 소비자들의 절반 이상은 세탁물 분실로 인한 피해에 대해 배상받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한국소비자원이 최근 3년간 1372소비자상담센터에 접수된 세탁물 분실 관련 소비자상담을 분석한 결과 매해 1000건 이상씩 발생해 현재까지 총 7612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소비자원에 피해구제 접수된 279건을 분석한 결과 피해 소비자의 53.1%(148건)가 분실된 세탁물에 대한 배상을 받지 못했다.

배상을 받지 못한 사례의 54.7%(81건)는 세탁업자가 분실책임을 인정하지 않은 경우였고, 나머지 45.3%(67건)는 세탁업자 과실로 확인됐음에도 책임을 회피한 경우였다.

세탁업자가 분실책임을 이행하지 않는 이유는 소비자가 세탁물을 맡기면서 인수증을 받지 못해 의뢰 사실 자체를 입증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소비자원 관계자는 "세탁을 의뢰하고 수일에서 수개월 후에 세탁물을 회수할 경우 분실 책임의 소재가 모호해지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분실된 세탁물의 종류는 정장바지가 25.8%(72건)으로 가장 많았고, 점퍼 19.8%(55건), 신사복 14.7%(41건), 코트 11.9%(33건) 순이었다.

소비자원은 세탁물 분실사고 피해예방을 위해 △세탁 의뢰 시 세탁물 인수증을 받아둘 것 △세탁물을 찾는 즉시 세탁업자가 있는 자리에서 수량을 확인할 것 △부속물이 있는 경우 세탁물 인수증에 상세히 기록할 것 등을 당부했다.

또한 소비자원은 한국세탁업중앙회와의 업무협의를 통해 세탁업소에 인수증 교부 안내문 부착을 권고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