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선국 기자=정부가 유통구조개선을 위한 첫 시동을 걸었다. 내달부터 배추·양파를 시작으로 농산물 유통구조 개선을 위한 '가격안정대'를 설정하기로 한 것이다.

15일 농림축산식품부는 "5월에 배추와 양파, 하반기에 무·마늘·고추 등 총 5개 품목에 대해 가격안정대를 설정해 '참여와 합의'에 의한 농산물 수급관리를 본격적으로 운영한다"고 밝혔다. 생산자는 5% 더받고 소비자는 10% 덜 내는 유통구조를 만든다는 복안이다.

농식품부는 이달 중 생산자와 소비자, 정부, 유통 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수급조절위원회를 구성할 계획이다. 농산물 가격이 오르면 저율관세할당(TRQ) 증량 등을 통해 수입을 늘리는 것과 생산자와 합의 하에 만든 객관적이고 매뉴얼화된 틀 속에서 물가를 관리하기로 했다. 가격이 급락했을 때는 산지폐기, 수매 등을 실시한다.

가격안정대 설정을 위해 농식품부는 과거 5개년 또는 3개년 평균가격이나 중간가격 등 다양한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농산물 가격의 계절적인 영향을 감안해 안정대를 월별로 달리 설정하고 품목별 생산비도 고려하기로 했다. 가격 하한선은 생산비보다 높게 설정할 계획이다.

안형덕 농식품부 수급관리팀장은 "양파와 같이 소비량이 늘어나고 있는 품목은 과거 3개년 가격, 김치 소비 감소의 영향을 받고 있는 배추는 5개년 가격을 기준으로 삼는 방안 등을 고려하고 있다"며 "다양한 시나리로를 토대로 소비자와 생산자가 모두 수긍하는 적정한 안정대를 설정하겠다"고 강조했다.

김청룡 농협중앙회 청과사업단장은 “가격안정대 설정은 소비자에게 계절별 적정한 가격 수준을 알려줌으로써 가격 급등시에도 이에 대한 불만을 어느 정도 해소해줄 수 있고, 생산자에게도 수입을 늘려야 하는 이유를 객관적으로 설명해줄 수 있기 때문에 그 자체만으로도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농식품부는 지난 12일 추가경정예산 편성을 통해 △가격 하락시 수매나 산지폐기 △소비 촉진 △가격안정대 설정과 연계된 계약재배 확대 등 농산물 유통구조개선을 위한 3000억원의 예산을 확보했다.

한편, 가격안정대란 생산자와 소비자 모두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의 가격 상한선과 하한선을 말한다. 시장가격이 안정대를 벗어나면 정부가 시장에 개입한다. 이 경우에는 '주의', '경계', '심각' 등 단계별로 차등화된 정책이 동원된다. 시장 가격이 안정대를 웃돌아 경계 단계에 돌입하면 비축물량을 공급하고, 심각 단계에 들어섰을 때는 관세 인하를 통해 수입을 늘리는 방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