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마스터스> 마스터스 골프대회의 경제학
2013-04-09 13:59
연 100억원 이상 순수익 내는 ‘마스터스 주식회사’<br/>대회기간 하루 숙박비 60만원…개최도시 경제효과 年 1억달러
마스터스골프토너먼트는 1년에 한 번 열고도 엄청난 자체수입과 지역경제 부양효과를 거둔다. |
매년 4월 둘쨋주 ‘마스터스 위크’가 왔다. 올해는 타이거 우즈(미국)와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가 남자골프 세계랭킹 1, 2위 자리를 두고 앞서거니뒤서거니 하고 있어서 더 관심을 끈다.
11일밤(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내셔널GC에서 시작하는 마스터스 골프토너먼트는 세계 톱랭커 93명이 벌이는 명승부 못지않게 독특한 마케팅을 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남자골프 4개 메이저대회가운데 역사는 가장 짧지만 최고의 골프대회라는 명성을 얻은데서 이를 알 수 있다. 특정 골프장이 매년 같은 장소에서 메이저대회를 개최하는 것이 ‘밑지는 장사’처럼 보이지만 그렇지 않다.
마스터스의 대차대조표는 공개되지 않는다. 추산만 할 수 있다. 지난해 마스터스에서 발생한 총수입은 약 6000만달러(약 690억원), 순수익은 1000만달러(약 115억원)로 추정된다.
마스터스 관람객은 갤러리라는 말 대신 ‘패트론’(후원자)이라고 부른다. 오거스타내셔널GC로부터 입장권을 받는 패트론은 4만명으로 추산되며 이들은 평생 관람이 보장돼 있다. 사망자가 생겨야 다른 사람에게 기회가 넘어간다. 1972년부터는 패트론 대기자 접수도 중단했다. 1978년과 2000년 두 차례 결원 보충을 위해 일시 접수를 재개했으나 바로 마감됐다.
패트론이 아닌 사람이 마스터스 입장권을 구입하려면 암표상을 찾거나 온라인 경매 사이트를 통하는 수 밖에 없다. 올해 입장권 공정가격은 대회 1∼4라운드를 다 볼 수 있는 통용권이 250달러(약 29만원)다. 그런데 벌써 경매 사이트에서 하루 입장권은 1000달러(약 115만원), 나흘 통용권은 2000달러(약 230만원)선으로 치솟았다. 이 가격은 대회가 임박할수록 올라간다. 나흘 통용권이 1만달러 이상으로 치솟는 일이 흔했다. 세계 주요 기업의 홍보담당자들은 골프를 좋아하는 고객접대를 위해 마스터스 입장권을 구하려고 안간힘을 쓴다. 우즈나 필 미켈슨(미국)이 우승경쟁에 나설 경우 그 가격은 ‘부르는 게 값’이 된다.
대회장에는 패트론만 오는 것이 아니다. 입장권없이 마스터스를 보려고 연 20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몰려든다. 이들은 대부분 연습라운드를 보거나 대회장 주변에서 마스터스를 즐긴다. 이들이 마스터스 위크에 각종 매점에서 사먹는 식음료비만 300만달러가 넘는다.
기념품판매 수입도 어마어마하다. 매년 10만명정도가 1인당 평균 300달러(약 34만원)어치의 기념품을 구입, 그 수입만 3000만달러(약 34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3년전 오거스타내셔널GC에서 라운드한 김운용 전 나인브릿지대표는 “마스터스 위크에 프로숍 매출액이 400억원에 달한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전한다. 또 TV중계권료로 1000만달러 이상을 받는다.
마스터스 덕분에 대회장 인근 주민들도 대목을 맞는다. 주요 선수들은 대회기간 통째로 집을 빌려 쓴다. 렌트하우스의 임대료는 수만달러를 호가한다. 일반인들이 주로 묵는 숙박업소 요금도 평상시보다 4배가량 폭등한다. 코트야드 매리어트의 경우 마스터스 이외기간의 목요일 숙박비는 144달러이나 마스터스 위크의 목요일에는 525달러(약 60만원)를 받는다. 또 대회기간 오거스타 지역의 물가는 평소보다 2∼3배 오른다. 특히 골프장 인근 식당의 음식료가격은 천정부지로 높아지며 고가의 ‘마스터스 메뉴’가 따로 있을 정도다. 인구 20만가량의 오거스타는 마스터스로 인해 1억달러(약 1150억원)의 경제효과를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마스터스는 1년에 한 차례 여는 대회를 위해 1년을 투자한다. 그런만큼 엄청난 수익을 내고, 지역사회에도 큰 공헌을 한다. 마스터스를 애틀랜타 인근의 소도시 오거스타에 본부를 둔 ‘마스터스 주식회사’라 해도 지나침이 없을 듯하다. [오거스타(미 조지아주)=김경수 기자 ksm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