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프주유소 1000개 시대...알뜰주유소의 과제

2013-04-01 16:14

아주경제 신희강 기자= 최근 저렴한 기름값을 골자로 한 ‘셀프주유소’가 1000개를 돌파하는 등 국민들의 뜨거운 사랑을 받고 있다. 이는 여전히 실효성 논란에 휩싸이고 있는 ‘알뜰주유소’와 대조되는 모습이다.

1일 한국주유소협회에 따르면 지난 1월 기준 전국의 셀프주유소 수는 1094개로 전년동기대비 68.3%가 증가했다. 전체 주유소 수에서 차지하는 비율도 지난해 4.9%에서 8.3%로 두 배 가까이 높아졌다.

이처럼 셀프주유소가 인기를 끄는 것은 일반주유소에 비해 기름값이 저렴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해 서울 지역 일반주유소의 휘발유 평균가격은 리터당 2068.2원이었던 반면, 셀프주유소는 1971.63원을 기록해 리터당 96.57원의 가격 차이를 보였다. 이에 셀프주유소로 전환해 가격을 낮추려는 주유소들이 증가하고 있는 것.

협회 관계자는 “포화상태인 국내 주유소 시장과 고공행진하는 유가 등 주유소간 가격 경쟁이 셀프주유소의 급증을 야기한 것”이라며 “당분간 이런 추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정부가 야심차게 내놓은 알뜰주유소의 성적은 상대적으로 초라한 모습이다.

오피넷에 따르면 알뜰주유소는 출범 1년 만인 현재 전체 주유소의 약 6.8%인 866개에 해당한다. 지난해 3분기까지 알뜰주유소는 700여곳으로 급속도로 늘었던 반면, 최근 수익성 악화로 급격한 확산세가 주춤하는 모양새다.

서울지역 알뜰주유소 1호점인 형제주유소의 경우 지난해 9월 6개월만에 영업부진의 이유로 문을 닫았다. 정부의 대대적인 홍보로 개점 초 북새통을 이뤘지만, 일반 주유소들과 가격차이가 사라지면서 고객감소에 따른 수익성 악화가 원인이다.

관련업계 관계자는 “정부 지원을 받는 알뜰주유소가 일개 주유소와의 가격경쟁에서 우위를 점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정부는 알뜰주유소의 원래 취지에 맞춰 각종 혜택이 소비자 가격에 제대로 반영되도록 유도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또한 지난 1년간 가짜석유가 2건이나 적발됐다”며 “전체주유소 적발건수 724건에 비하면 2건은 0.3%에 불과한 수치지만 정부는 품질 관리와 사후 관리에 더 신경을 써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알뜰주유소 확산을 위해서 기존 정유사와 정책적인 조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알뜰주유소 확산에 기존 정유사 반대가 가장 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

한국석유공사 관계자는 “지난 2011년 11월부터 지난달말까지 알뜰 주유소로 전환을 신청했다가 철회한 주유소는 435곳”이라며 “이 가운데 40%를 웃도는 포기 사유가 사실상 기존 정유사의 반대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 관계자는 “특히 기존 정유사와 알뜰정유소간, 개인간 계약을 기반으로 한 것이 많아 대응하기 쉽지 않다”며 “변심도 정유사의 회유나 영향력 행사와 관계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