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권경렬 기자=1일부터 건설기술자 경력신고 시 연회비 개념으로 부과되던 경력관리비가 신고건당 6000원으로 단일화된다.

기존 건설기술자 경력관리 수탁기관인 한국건설기술인협회·대한건축사협회 등의 연회비성 경력관리비는 2만~3만원 선이었다. 여기에 1인당 연평균 경력관리 신고비 3.5회를 곱하면 약 13% 감소하는 효과가 있다는 게 국토교통부의 설명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그동안 많은 민원이 제기됐던 부분인 만큼 건설기술자들의 부담이 한층 덜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일각에선 대기업 및 대기업 종사자들에게만 유리한 개정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연평균 경력관리 3.5회는 말 그대로 평균일 뿐, 현장 이동이 잦은 중소기업 종사자들의 경우 더욱 많은 경력관리비를 납부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한 중소 건설업체 관계자는 "대기업의 경우 한 공사현장에 배치되면 몇년씩 현장을 옮기지 않고 근무하게 되지만, 중소업체의 경우 1년에도 6~8번씩 현장을 옮기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경력관리비가 발생하는 경우는 건설기술자가 한 공사현장에서 근무를 마친 시점이다. 따라서 대형업체가 주로 맡는 아파트 건설공사의 경우 수년씩 걸리기 때문에 경력관리비도 이 기간 동안 한 번만 내면 된다.

하지만 중소업체가 주로 맡는 지반공사나 도로·교량 보수작업 등은 상대적으로 공사 기간이 짧다. 또 중소업체는 인력이 항상 부족하기 때문에 한 명이 여러 현장을 이동하며 근무하는 경우가 많다. 이럴 때 매번 공사현장을 이동할 때마다 경력관리비를 내는 것보다 오히려 연회비성으로 납부하는 것이 낫다는 얘기다.

모든 사람이 만족하는 정책은 존재하기 어렵다. 그러나 박근혜 정부가 들어서면서 중소기업의 '손톱 밑 가시'를 뽑겠다고 공표한 이상 중소업체의 현실에 더욱 초점을 맞춰야 하지 않을까.

단순한 '탁상행정'이 아니라 사회 전반의 다양한 목소리를 반영할 수 있는 '현장행정'이 아쉬운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