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 첫 당정청 회의...인사검증 실패 핵심 주제
2013-03-31 18:10
- 인사검증 실패, 창조경제 개념 모호 등 질타<br/>- 당정청 회의 정례화, 수시화, 다원화할 것
아주경제 오세중 기자=박근혜 정부가 출범한 지 한달여만에 첫 당정청 회의가 열렸다.
새누리당과 정부, 청와대는 지난 30일 당정청 회의를 열고 인사검증 실패 등에 대해 서로의 입장을 허심탄회하게 밝혔다.
이는 박 대통령이 직접 인선한 장·차관급 인사 중 김용준 국무총리 등을 포함해 낙마한 사람이 6명이나 이르기 때문이다.
먼저 김정훈 의원은 “대통령 지지도가 떨어진 가장 큰 이유는 인사다. 민정수석실에서 철저한 인사검증시스템을 마련하라”고 주문했다.
조해진 의원은 “박 대통령이 말이 안통하는 사람이 아닌데, 최근 낙마 사건은 주변에서 해야할 말을 하지 않은 결과”라고 지적했다.
또한 김재원 의원도 “인사참사가 일어났는데 비서관들이 인사시스템 안갖춰져 있고, 인력도 없어서 어쩔 수 없었다고 말한다”며 “이게 무슨 비서인가. 비서는 자기 책임이 아니어도 ‘내가 잘못했다’고 말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며 청와대 관계자를 꾸짖었다.
이에 곽상도 청와대 민정수석은 “다시는 인사상 실수가 일어나지 않도록 인사시스템을 정비하고 인력을 보강하겠다”며 “다시 한번 죄송하다”고 거듭 사과했다.
허태열 비서실장도 “저희 비서실이 제대로 대통령을 보좌하고 있는가 자문할 때 여러 미흡함이 많다는 것도 솔직히 여러분 앞에 말씀드린다”면서 “따가운 질책, 공포스러운 질책을 듣고 통렬히 반성한다. 책임을 통감하며 정말 죄송하고 잘하겠다”고 몸을 낮췄다.
또한 창조경제 등의 개념이 모호하다는 지적도 잇달았다.
한선교 의원은 “개념이 잘 서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군현 의원도 “어떤 산업을 왜 어떻게 투자해서 일자리를 만들고 경제를 일으킬 것인지 설명해달라”고 말했다. .
이에 유민봉 국정기획수석은 “창조경제에 대해 작업을 하느라고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다”며 “한달 정도 내에 좀 더 많은 분들이 이해할 수 있도록 쉽게 정리할 것”이라고 답했다.
하지만 이날 당정청 회의는 예정되지 않는 허 실장의 대국민 사과문으로 여당의 칼날이 누그러졌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회의 시작부터 서로 화합을 강조하고 민정수석 경질 등의 강경한 입장을 낸 사람은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한구 원내대표는 “당정청이 일심동체가 돼 제대로 일하는 길을 찾아야 한다”며 “정부와 여당이 눈짓만 해도 알 수 있는 상태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홍원 국무총리도 “우리는 모두 한배를 타고 있다”며 “새 정부가 기어코 성공할 수 있도록 우리 모두 힘을 모아야 한다”고 말했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이날 회의에 대해 “박근혜 정부의 국정과제를 달성하기 위해 당정청이 어떻게 삼각 공조체제를 이룰 것이냐 하는 것에 대해 공감대를 이뤘다”고 평가하면서 “당정청의 소통체제를 공고히 하기 위해서 당정청간의 소통의 기회를 정례화, 수시화, 다원화할 것이다”고 밝혔다.
당정청 회의로 정부와 여당 간 갈등을 어느 정도 풀어가고 있다는 인상은 주고 있지만 이번 인사실패 등에 대한 사과문을 놓고 청와대를 향한 비난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민주당 김현 대변인은 이날 서면 브리핑에서 “청와대가 초유의 인사사고에 대해 사과하지 않겠다는 오만함에서 한발 물러섰지만, 대변인이 비서실장의 사과문을 대독한 것은 또 다른 오기”라며 “청와대 대변인의 진심 없는 대독사과로 끝낼 일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또한 “주말을 이용해 사과한 것도 그렇지만 인사실패에 대해 누구 하나 책임지지 않고 사과문 대독으로 넘어가려는 행태는 국민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며 “박 대통령은 더 이상 국민의 요구를 외면하지 말고 직접 국민에게 사과하고 비서실장, 민정수석에게 인사실패에 대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