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관세청이 '지하경제 양성화 추진단 발대식'을 열고 선서를 하고 있다.

아주경제 이규하 기자=박근혜 정부가 복지 확대에 따른 세수 증대를 위해 '지하경제 양성화'에 코드를 집중하면서 각 사정당국들은 세무조사 강화와 제도 마련에 분주하다. 특히 지하경제 양성화 관련 분야 중 상업적 활동을 벌이는 카페·블로그의 탈세 및 소비자 피해가 급증하고 있어 파워블로거에 대한 사정태풍이 또다시 휘몰아칠 전망이다.

27일 정부에 따르면 대내외적인 경기침체로 인해 올해 1~2월 세수는 6조8000억원이 줄어 국가 재정건전성 악화가 우려된다. 따라서 국세청과 관세청은 세수 증대를 위한 지하경제 양성화를 이루기 위해 각각 '지하경제 양성화 추진기획단'을 설치하고 가동에 들어갔다.

사정당국들은 세원 확보를 위해 전방위적인 압박을 예고한 상태다. 그동안 국세청은 세수 확보가 용이한 대기업을 위주로 고강도 세무조사를 실시해 왔으나 금융정보분석원(FIU)에 접수된 자금세탁거래·고액현금거래에 비춰 역외탈세와의 전쟁을 선포한 상황이다.

지난 3년간 관세청이 적발한 다국적기업의 추징세액은 2100억원 규모로 전체 추징액의 약 70%에 달한다. 또 재산 해외도피·자금세탁 등을 위한 불법 외환거래도 천문학적인 규모로 추정된다.

주요 관찰 대상에 의사·변호사·법무사 등 전문직 종사자들의 역외탈세가 많았다면 최근 들어서는 상업적 활동을 벌이는 카페·블로그의 장사꾼들도 탈세의 온상이 되고 있다.

2011년 적발된 파워블로거 A씨가 대표적인 사례다. A씨는 카페·블로그를 통해 800여차례 이상의 공동구매를 주선하면서 판매금액의 5%를 자녀·친인척 명의의 계좌를 이용해 수수료로 받아 챙겼다.

국세청의 추징 사례를 보면 2011년 인터넷 블로거 등 변칙적 사이버거래에 대한 모니터링으로 적발된 경우는 60명, 총 618억원을 추징했다. 최근에는 공동구매 등의 형태에서 발전한 '사다드림'이 포털사이트를 통해 퍼져나가는 추세다.

사다드림은 포털사이트가 개인에게 무료로 제공하는 블로그 공간을 이용해 현금 선입금을 조건으로 영업하는 행위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최근 들어 블로그 상 '사다드림' 코너를 통한 구매대행이 증가하고 있다. 이들은 주소·전화번호 등 신원정보를 표시하지 않고 상업활동을 하는 지하경제의 대표적인 경우다.

구매 후 연락두절, 제품 미배송 시 환불 거부, 불량제품 반품 거부 등의 발생 가능성도 그만큼 높아졌다는 게 공정위의 설명이다. 공정위가 '카페·블로그의 상업적 활동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한 이후 네이버 카페 5337곳·블로그 4759곳(총 1만96개)과 다음 카페 1482곳·블로그 2423곳(총 3905개)에 대한 신원정보가 표시됐다.

이숭규 공정위 전자거래팀장은 "앞으로도 카페나 블로그의 상업적 활동으로 인한 소비자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점검과 시정을 계속할 계획"이라며 "신원정보 표시는 물론 제공정보의 정확성 여부 등도 점검해 개선할 방침"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