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규하 기자=조세법 전문가인 한만수 공정거래위원장 내정자가 종합소득세를 수차례 탈루한 의혹이 드러나면서 이달 말 열릴 인사청문회가 진퇴양난에 빠졌다.

한 내정자는 2억원 가량의 ‘탈루 의혹’과 관련해 "단순한 실수에서 비롯됐다"는 입장이지만 세법 전문가가 실수로 세금을 누락했다는 변명은 설득력이 없다는 게 정치권의 중론이다.

20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일부 의원들은 전체회의에서 한 내정자의 인사청문회 실시계획과 관련해 채택 반대를 요구하고 나섰다. 야당 의원들은 세법 전문가가 세금을 탈루한 의혹이 사실이라면 공직을 맡을 자격이 없다며 자진사퇴를 요구하고 있다.

한 내정자는 지난 2008년 1월부터 종합소득세 5억 6000여만원을 납부했다. 하지만 6년 전인 2002년 종합소득세 130만원을 뒤늦은 2008년 6월에 냈고 2003년부터 2005년간 종합소득세인 2800여만원은 2008년 7월에 추가 납부했다.

한 내정자가 2002년부터 2005년까지 발생한 소득 중 2950여만원의 종합소득세를 뒤늦은 2008년에 납부한 것이다. 아울러 2006년부터 2009년까지 발생한 종합소득세 1억6800여만원도 2011년 7월에 납부하는 등 탈루의혹이 일고 있다. 이는 최장 6년에서 짧게는 2년이 지난 시점에 세금을 납부한 사례로 국세청의 세무조사에 의한 탈루 소득 추징이 아니냐는 관측이 크다.

국회 정무위원회(간사) 소속 김영주(민주통합당 영등포갑) 의원은 “당초 소득을 축소 신고하고 추후 국세청 세무조사 과정에서 추가로 세금을 추징당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세법 전문가가 세금을 탈루한 의혹이 사실이라면 한만수 후보자는 공직을 맡을 자격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한 후보자는 “김앤장 법률사무소가 세무조사를 받으면서 회사가 제 때 안 낸 세금을 추징당한 것”이라며 “2008년 납부한 세금(2950여만원)은 김앤장 세금이나 몇 명의 파트너 변호사들이 분납해서 낸 것”이라고 해명했다.

뒤늦게 납부한 2011년 1억7000만원에 대해서는 “(2006년부터 2009년까지 발생한 종합소득세 1억6800여만원은) 소득 신고가 누락된 것을 알고 미납 세금을 자진 납부했다”며 “비록 실수로 누락했더라도 처음부터 올바로 신고하지 못한 것에 대해 송구스럽다”고 탈루 의혹을 부인했다.

한편 정무위원회 소속 여야 의원들은 한 내정자에 대한 인사청문회 일정과 관련 협의를 논의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