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유럽위기…안전자산 쏠림 재연 대비해야

2013-03-20 06:26

아주경제 박정수 기자= 키프로스 구제금융 파장이 유로존 위기의 재발 요인이 될 것인지에 관심이 모인다.

전문가들은 키프로스 구제금융 사태가 금융시장에 심각한 충격을 미치진 않을 것으로 보고 있으나, 이로 인한 혼란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안전자산 선호현상을 자극해 달러화 강세와 이머징 통화 약세, 금 투자 선호 등이 두드러질 것이라는 예상이다.

IBK투자증권 임진균 리서치센터장은 "키프로스는 유로존 내 국내총생산(GDP) 가운데 불과 0.2%만을 차지하는 협소한 규모인 점을 감안하면 이번 사태가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며 "다만 뱅크런과 주변국 확산 우려 등이 남아 있어 향후 은행예금 과세문제가 어떤 식으로 합의될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이투자증권 박상현 연구원은 "이번 키프로스 구제금융 지원이 향후 구제금융 지원에 나쁜 선례가 될 수 있다"며 "구제금융 제공 조건에 부담금이 들어가면 스페인, 이탈리아, 포르투갈, 그리스를 중심으로 금융시장 불안이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키프로스 사태가 안전자산 선호현상을 강화시킬 것으로 전망됐다. 실제 키프로스 불안으로 금값은 온스당 1600달러 선에 안착하는 모습을 보였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전일 뉴욕상품거래소(COMEX)의 4월물 금선물은 전 거래일보다 12달러(0.8%) 오른 온스당 1604.6달러에서 거래를 마쳤다. 금값이 1600달러를 웃돈 것은 지난달 26일 이후 처음이다.

현대증권 손동현 연구원은 "키프로스 구제금융과 예금인출 사태 확산 우려로 금 가격이 모처럼 반등했다"며 "또 2월 미국 소비자물가가 시장 예상치보다 상회하자 인플레이션 헤지 자산으로서 금 매력도가 부각되면서 온스당 1600달러 안착을 시도하는 모습"이라고 지적했다.

안전자산 선호심리에 국내 채권시장도 강세를 보일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교보증권 권한욱 연구위원은 "대외 리스크 부각으로 인한 안전자산 선호와 국채선물 만기 전후 원활한 만기연장 전개 등에 기댄 양호한 매수심리 지지가 이어질 것"이라며 "금리수준 부담 인식에도 불구하고 국고채 3년 금리가 선제적 하락세를 지속하며 2.50%대 안착을 시도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날 서울 채권시장에서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0.01%포인트 오른 연 2.60%를 기록했다. 전날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연 2.59%를 나타내 사상 최저치를 기록한 바 있다.

5년물 금리는 연 2.68%로 집계됐으며 전날에도 연 2.68%로 사상 최저치를 경신했다. 10년물 금리도 전일보다 0.02%포인트 내린 연 2.88%로 최저치를 기록했다.

한 자산운용사 채권딜러는 "이날 3월물 만기도래로 오전에는 금리가 상승했으나 오후에는 6월물이 주로 거래가 돼 새로운 유입세가 들어오며 상승폭이 줄었다"면서 "현재 키프로스 사태가 선진국 중앙은행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가 관심사다"라고 전했다.

환율에서도 키프로스 사태가 외환시장 불안요인이 돼 글로벌 이머징 통화 약세를 유발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당 원화는 전 거래일보다 3원 내린 1111.6원에 장을 마쳤다.

한국투자증권 전민규 연구원은 "키프로스 사태는 안전자산 선호현상을 강화시킴으로써 달러화 강세와 이머징 통화 약세를 가져올 것"이라며 "원·달러 환율도 추가 상승 압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돼 상반기 중 원·달러 변동 범위는 1100원에서 1150원 사이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