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용산 개발 비상대책반 가동

2013-03-18 18:35
"코레일 요구 사항 최대한 수용"<br/>서부이촌동 통합개발은 어려울 듯

아주경제 김현철 기자= 서울시가 용산 국제업무지구 개발사업 정상화와 관련해 적극 협조한다는 방침을 밝혔지만 서부이촌동과의 통합개발 여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서울시는 18일 브리핑을 통해 지역주민들의 의견을 먼저 수렴한 뒤 코레일이 요청한 협조사항을 최대한 수용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문승국 부시장을 단장으로 하는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용산개발 정상화 작업을 적극 지원할 계획이다.

하지만 이는 주민 의견수렴 과정을 거친 후 이행 가능한 것으로, 현재로선 서부이촌동 주민들의 찬성 여부가 가장 중요한 상황이다.

업계에 따르면 용산 개발사업 최대 주주인 코레일은 지난 15일 서울시에 △서부이촌동 부지 관련 이행방안 마련 △인·허가 신속 이행 및 협조 △국·공유지 무상귀속 △공유지 매각대금을 토지상환채권으로 인수 △광역교통개선대책 부담금 완화 등을 요청했다.

시는 이에 대해 대책회의를 열고 코레일의 요청을 적극 수용, 사업 정상화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제원 시 도시계획국장은 "정부나 코레일, 민간출자사, 서부이촌동 주민들을 상대로 각각 입장을 듣고 향후 시가 할 수 있는 일들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시는 기본적인 인·허가 절차를 신속히 진행할 것을 약속했다. 또 국·공유지 무상귀속 및 광역교통개선대책 부담금 완화에 대해 도로 등 공공시설 부지의 무상귀속 관계법령에 근거해 적극 협조하기로 했다.

인·허가와 관련해서는 지난해 7월 개발계획 변경 신청안이 이미 접수된 상황이지만 다음달 21일까지 실시계획 신청서가 접수돼야 한다. 그렇지 않을 경우 용산역세권 개발사업은 구역 지정 해제로 모든 인·허가 절차를 다시 진행해야 한다. 현재로선 쉽지 않은 상황이다.

관건은 서부이촌동 주민들의 동의 여부다. 코레일은 시에 6월까지 서부이촌동 2200여가구를 구역별 6개 지역으로 나눠 찬반 의견을 수렴해 줄 것, 주민 50% 이상 반대로 일부 구역이 해제되면 용적률 완화 등 사업성 보전을 요구했다.

서울시는 이에 대해 "주민 갈등 해소가 선행돼야 한다"며 "주민 의견수렴 과정을 거친 후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이제원 국장은 "주민 찬반 조사의 법적 근거는 없지만 드림허브가 원활한 사업 진행을 위해 시에 요청한 것"이라면서 "주민 의견수렴 결과를 사업자가 1차 판단해 사업계획을 조정·제출하면 시는 이를 해당 위원회에 보내 심의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주민 50% 이상이 찬성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것이 업계 분석이다. 현재 서부이촌동 성원·대림·중산·시범·동원 아파트 등 6개 구역 중 반대가 심했던 대림과 성원을 포함해 2개 구역 이상은 반대할 가능성이 크다.

시에 따르면 2011년까지 주민동의율 조사 결과 서부이촌동 주민 56%가 동의하면서 도시개발법상 기준치인 50% 이상을 넘겼지만, 대림·성원 아파트는 각각 39.6%와 32.4%대의 저조한 찬성률을 기록했다.

시 관계자는 "반대하는 주민들이 보상을 거부하고 이주하지 않을 경우 명도집행이 쉽지 않아 분리개발은 사실상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서부이촌동 주민들이 통합개발에 반대하면 해제 이후 구역 지정 등 사업 새판짜기를 해야 한다. 시는 대안으로 일부 단지를 개발구역에서 해제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서울시는 또 주민투표뿐 아니라 토지 및 지장물 등 보상물에 대한 감정평가를 병행할 것으로 보인다. 통합개발에 반대하는 주민들은 감정평가 후 주민투표를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다만 주민투표 시한인 6월 5일 이전에 감정평가까지 병행하려면 일정이 빠듯할 것으로 보인다.

대림아파트 생존권사수연합 김재홍씨는 이날 시의 발표에 대해 "찬반 투표는 통합개발 방식을 밀어붙이기 위한 요식행위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용산사업 정상화를 위해서는 서울시뿐 아니라 정부의 개입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서울시도 정부의 지원을 촉구했다.

이 국장은 "코레일에서 사업 정상화를 위한 계획 수립시 상가 세입자 지원을 포함한 주민들의 보상대책이 최우선적으로 고려돼야 한다"며 "중앙정부의 특별한 관심과 지원을 요청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