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조금 문제 휴대전화 가격 인하로 해결해야“
2013-03-13 15:34
아주경제 이한선 기자= 청와대가 13일 이동통신시장 과열에 따른 제재 및 제도개선을 추진할 예정이라며 단말기 보조금 제재 및 근절방안 마련을 추진 중이라고 발표하면서 정부 대응이 주목되고 있다.
청와대의 이날 언급은 상징적인 의미가 크고 의지의 표현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방송통신위원회가 지난해 국정감사 이후 의원들의 지적이 잇따르면서 보조금 제도 개선 검토에 나섰지만 아직까지 뚜렷한 방향을 잡고 있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방통위 관계자는 "국정감사 이후 제기된 보조금 규제제도의 문제점에 대해서 파악하고 있는 정도"라며 "아직 보조금 제도 규제개선의 방향은 정해져 있지 않다"고 말했다.
우선은 휴대전화 가격 인하를 추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새로 출범할 미래창조과학부에서 휴대전화 가격 인하를 추진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동안 하드웨어인 휴대전화 가격 규제 권한이 방통위에 없었지만 미래창조과학부로 이관되면서 보조금 제도와 함께 규제개선에 나설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다.
2009년 말부터 스마트폰이 본격 상륙한 이후 휴대전화 가격이 점차 오르고 지난해 LTE 서비스가 본격 확산되면서 가격 널뛰기 현상이 더욱 심각해지고 있는 가운데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과열 현상이 나타나면 방통위 경고가 이뤄지고 잠잠하다 다시 경쟁이 고개를 드는 일은 수년간 시장에서 지속적으로 반복돼 왔다.
보조금을 휴대전화 가격의 30%로 제한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법안이 국회에서 발의되기도 했지만 이같은 제도로는 한계가 있다는 견해도 있다.
김회재 대신증권 연구원은 “보조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우선 휴대전화 가격을 내려야 한다”며 “제조사 장려금을 투입하는 대신 처음부터 휴대전화 가격을 낮게 책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휴대전화 가격이 내려갈 경우 이통사들이 보조금을 대거 투입해야 할 이유가 줄어든다는 것이다.
LTE 서비스 확산을 위해서도 이제 보다 저렴한 휴대전화가 나올 필요가 있다.
이통사들도 점차 높아지는 휴대전화 가격이 보조금 과열의 문제라는 점을 제기해 왔었다.
방통위의 가장 강한 제재로 이뤄진 이통사의 영업정지는 12일 일단 끝났다.
이번 영업정지는 2008년 보조금 금지 법안이 폐지된 이후 처음 시행됐지만 방통위 내부에서조차 실효성이 떨어졌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용자의 불편을 줄이기 위해 순차적으로 영업정지가 이뤄질 수 밖에 없었지만 부작용이 따랐다.
한 방통위 관계자는 “가장 강력한 제재수단인 영업정지를 때렸는데도 이통사들이 보조금 가이드라인을 준수하지 않는 부분이 나타났다”며 고충을 털어놨다.
3회 연속 제재를 받을 경우 내려질 수 있는 강한 제재의 방식으로 영업정지가 취해졌지만 한 곳의 영업정지 기간 동안 다른 경쟁사들은 이를 기회로 가입자들을 유치하기 위해 보조금을 투입하는 양상을 보였다.
영업정지가 끝난 통신사는 빼앗긴 가입자로 인한 점유율을 다시 끌어올려 원상회복을 하기 위해 보조금 투입에 나서는 모습이었다.
이처럼 과열 양상이 일어나면서 이통사들은 서로 법을 위반했다며 신고에 나서기도 했다.
청와대까지 강력 대응을 언급하면서 방통위가 14일 연말 제재 결정 이후 이뤄진 보조금 과열에 대한 사실조사에 대한 제재 수위가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 과징금이나 영업정지가 모두 가능한 상황이다.
이동통신 시장은 한동안 냉각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