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조직법 협상 ‘답보’…여야 지도부 사실상 ‘개점휴업’

2013-03-12 18:33
공개일정 전면 취소

아주경제 김봉철 기자=정부조직법 개정안 협상이 답보상태에 계속 머무르고 있다. 벌써 새 정부 출범 3주, 주말을 빼면 3월 국회가 개회한 지 사흘이 지났다.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은 12일에도 상대방을 압박하는 여론전에만 몰두할 뿐 뚜렷한 진전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와 이한구 원내대표 등 당 지도부는 이날 정례회의는 물론 외부일정도 잡지 않은 채 '개점휴업'에 들어갔다. 매주 화요일은 원내대책회의가 열리는 날이다.

민주당 문희상 비대위원장도 공개일정이 없었다.

민주당은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전날 새누리당에 제안한 '정보통신산업진흥특별법' 제정을 골자로 한 ICT(정보통신기술)산업 활성화 방안을 제시했다.

우원식 원내수석부대표가 밝힌 이 방안은 ICT 진흥방안의 하나로 정부·전문가·현업종사자로 이뤄진 태스크포스를 구성해 방송통신발전기본법, 정보통신망법 등을 확대·재편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민주당은 이와 별도로 IT(정보기술) 경쟁력을 활용한 새로운 서비스와 플랫폼을 구축하고 차세대 IT 융합산업을 선도할 수 있는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정책방안도 제안했다.

우 수석부대표는 "민주당은 ICT 진흥방안을 준비해 협상에 임했으나 새누리당은 빈 손으로 협상에 임했다"고 비판했다.

새누리당이 강구하는 방안은 방송의 공정성을 보장하는 특별법 형태가 아니라 국회 내 특별위원회를 설치하거나 SO의 채널 편성권을 임의대로 할 수 없도록 제도화하는 내용인 것으로 알려졌다.

새누리당 김기현 원내수석부대표는 "(방송 공정성 담보방안을) 고민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방송이 대단히 민감하고 중요한 정치적 이해관계를 담고 있어 여당이 특별법 형태로 제안하는 것 자체가 적절치 않다"고 일축했다.

그는 민주당이 제안한 ICT산업 활성화 방안에 대해서도 "ICT 진흥방안이 없어서 ICT가 발전이 안 된 게 아니며, 우리가 ICT 진흥방안을 만들어 달라고 요구한 적도 없다"고 강조했다.

결국 문제 해결의 열쇠는 새누리당 이한구·민주당 박기춘 원내대표에게 달려 있다는 분석이다. 정부조직법 자체가 원내 현안에 속하는 데다 두 사람 모두 '강경파'로 맞서고 있기 때문이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강성인 두 원내대표만 서로 양보한다면 충분히 합의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안철수 전 서울대 교수의 귀국과 인사청문회도 거의 끝나가는 마당에 더 이상 협상이 지연될 경우, 여론은 점차 악화될 것이 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