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증권 7년래 최대손실…“신임사장이 전임자에 책임전가 관행?”

2013-03-12 15:25

아주경제 양종곤 기자= 7년래 최대 분기 손실을 시현한 현대증권이 최근 신임 사장이 전임자에 손실을 떠넘겨 처리하는 일명 ‘빅배스(Big Bath) ’를 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12일 현대증권은 지난해 3분기(10~12월) 당시순실이 672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 이는 해 지난 2005년 이후 7년만에 사상 최대 손실 폭이다.

신한금융투자는 최근 보고서를 내고 현대증권의 3분기 실적에 대해 윤경은 사장 취임 이후 빅배스 가능성이 의심된다고 주장했다.

현대증권의 최근 실적 추이를 보면 지난 2009년부터 지난 2011년 1분기까지 분기별 일정 순이익을 냈다. 이후 김 신 사장이 취임하기 직전 분기인 2011년 4분기가 손실을 냈을 당시가 1차 빅배스, 지난해 11월 윤경은 사장이 취임한 첫 분기인 지난해 3분기가 2차 빅배스였다는 얘기다.

빅 배스는 신임 경영자가 취임한 해 또는 분기 대부분 손실을 반영해서 실적 부진 책임을 전임자에게 지우고 다음해 또는 분기 상대적으로 경영 성과를 부각시키는 회계기법이다.

때문에 빅배스를 두고 기업 쇄신 활동으로 보기도 하지만 일종의 실적 가리기 꼼수로 볼 수 있다는 부정적 해석이 뒤따르기도 한다.

특히 현대증권 3분기 실적을 두고 빅배스 가능성이 제기되는 이유는 실적 급감 요인이 다양한 상황에서 일회성 영업외손실이 추가로 발생했기 때문이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현대증권은 3분기에 지난 2008년 투자했던 선박펀드의 대규모 손실을 일시에 반영하며 영업외손익에서 571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현대증권은 3분기에 상품운용 손실 473억원, 금호산업 관련 손실 106억원, 판매관리비 1390억원 등 실적 훼손 요인이 있었다. 여기에 현대저축은행 관련 손실도 크게 반영됐다는 게 업계 후문이다.

전문가들은 실적 악화가 예견되는 상황에서 선박펀드 손실 전액을 일시 반영한 상황이 의문이란 반응이다.

증권업계 A 관계자는 “일단 전체적으로 증권업황이 악화돼 모든 증권사 실적이 부진했다는 게 전제”라며 “현대증권 역시 수탁수수료가 크게 주는 등 예외는 아니지만 선박펀드 손실을 일시에 반영한 점, 윤경은 사장 취임 후 첫 분기 등을 봤을 때 관점에 따라 빅배스로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증권업계 B 관계자 역시 “실적이 부진한 상황인만큼 선박펀드 손실액의 경우 분기별로 나눠 비용처리할 수도 있는 상황이라고 판단된다”고 귀띔했다.

이에 대해 현대증권측은 선박펀드 손실액을 일시 반영한 것은 회계 처리기준대로 처리한 것이라며 신임 사장의 빅배스 주장은 사실무근이라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