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샤, 지하철 매장에서 짐 싸야할 처지

2013-03-12 21:06
1~4호선 독점해온 미샤 철수…타 업체간 경쟁 피 터지나?

아주경제 한지연 기자= 에이블씨엔씨 미샤가 서울시 지하철에서 짐을 싸야할 상황에 놓였다.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서울메트로는 오는 7월3일 계약만료일을 기점으로 에이블씨엔씨의 화장품 매장을 철수시키고 매장 53개 운영권에 대한 공개입찰을 진행키로 결정했다.

당초 계약 연장에 대한 의지를 보여왔던 에이블씨엔씨 측은 이 같은 결정에 당혹스럽다는 눈치다.

서울메트로와 에이블씨엔씨는 지난 2008년 5년 기본 계약에 2년 연장을 옵션으로 매장 임대 계약을 체결했다. 이에 에이블씨엔씨는 57억원씩 5년간 285억원을 매장임차료로 지급해왔다.

하지만 서울메트로가 계약 연장 없이 '선철수 후공개입찰' 방침을 정하면서 에이블씨엔씨의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당장 7월초 지하철 매장의 문을 닫아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기 때문이다. 이번에 철수하게 되는 매장은 전체 매장 가운데 9%를 차지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서영필 에이블씨엔씨 대표가 지하철 매장을 놓고 경쟁업체와 마찰을 일으킨 것이 서울메트로의 방침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풀이하고 있다.

서영필 대표는 지난해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네이처리퍼블릭이 서울메트로에서 관리하는 지하철 역사 16곳에 화장품 매장을 오픈해 에이블씨엔씨가 보장받은 독점권을 침해했다"며 "피해보상을 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메트로는 계약을 맺을 당시 에이블씨엔씨에게 화장품 영업 독점권을 허용했다는 특혜 논란으로 도마 위에 오른 바 있다.

지난 2008년 이후 5년간 지하철 1~4호선 매장을 독점해온 미샤가 철수함에 따라 지하철 매장을 놓고 업체들간의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실제로 화장품 브랜드숍들은 지하철 상권에 진출할 수 있는 기회라며 적극적으로 참여할 의사를 내비치고 있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