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 계도에 나선 공정위…2라운드부터 본격

2013-03-11 17:35

아주경제 이규하 기자=새 정부의 국정과제는 '원칙이 바로 선 시장경제'다. 경제민주화 정책은 그 속에 녹아 있다.

경제민주화의 핵심은 일감 몰아주기, 불공정 하도급 거래 등 시장 거래질서를 좀먹는 '갑' 기업들의 횡포를 차단하는 일이다. 이러한 공정성 확립에 공정거래위원회의 역할은 클 수밖에 없다.

그래서인가 새 정부 출범 후 공정위가 강한 제재보다는 시장 질서를 계도하는 데 주력하는 모습이다. 불공정행위에 대한 예방활동과 자율적 개선 여건 조성에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올해 초부터 공정위가 조치한 건을 보면 전자·의류·정비·금융·학원·예식업·요식업 등의 분야에 대한 시정명령이 많았다. 약자에게 불리한 조항을 담은 불공정약관을 공정위가 손질하는 등 시정조치 활동이 활발하다.

민감한 분야에 대해서는 소비자단체를 이용한 '비교공감' 등 자율적 문화 개선을 위한 여건 마련에도 주력하고 있다. 이는 기업 스스로가 잘못된 점을 고치라는 경고성 의미가 짙다. 다시 말하면 올해 상반기까지는 공정위의 계도 및 예방 기간인 셈이다.

때문에 무소불위의 공정위가 초반 계도를 지향하고 본격적인 직권조사 등 강력한 후폭풍은 하반기께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통행세 부당내부거래, 과징금 부과기준 상향, 신규 상호출자 금지, 금융 계열사 의결권 제한, 집단소송제 등 크고 작은 공정거래법 개정안이 통과되면 엄중한 잣대를 들이댈 게 불 보듯 뻔하다.

이러한 정부의 움직임을 읽었는지 대기업들은 저마다 공정문화 조성에 자발적이다. 물론 상생하는 척하며 뒤에서는 갖은 횡포를 부려오다 된통 혼쭐이 난 기업도 있다.

다행히 희소식이 들린다.

SK그룹은 계열사간 거래량을 줄여 내부거래 관행을 근절키로 했다. 새 정부의 경제민주화 칼날에 눈치보기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지만, 어찌됐든 다른 기업도 따라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