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들 "미래부 가고 싶다"
2013-03-11 17:33
-방통위 소속 공무원 대상으로 희망부서 신청 받은 결과 70%가 "미래부 희망"<br/>-행안부·교과부에서도 상당수가 미래부로 인사이동 원하는 것으로 알려져
아주경제 김정우 기자= 공직사회에서 미래창조과학부(이하 미래부)의 인기가 치솟고 있다. 박근혜 정부의 창조경제를 이끌 핵심 부처로 자리매김할 것이 확실시됨은 물론 세종시가 아닌 과천에 들어설 예정이어서 위치적인 장점까지 지녔기 때문이다.
11일 정부 부처에 따르면 미래부 기능 이전이 예정된 부처 직원들 가운데 미래부로의 쏠림현상이 가장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곳은 아이러니하게도 방송통신위원회다.
여야가 방통위에서 관할하던 방송정책의 이관문제를 놓고 연일 줄다리기를 하고 있지만 방통위 직원들은 누가 이를 맡든 아랑곳하지 않는 모습이다.
최근 방통위가 부처 분할에 대비해 소속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희망부서 신청을 받은 결과 500여명의 직원들 가운데 방통위 잔류 희망자는 150여명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70%가 넘는 직원들이 미래부로의 인사이동을 희망한 것이다.
방통위의 미래부 쏠림현상은 방통위 소속 산하기관이 대거 미래부 산하로 넘어갈 예정이기 때문이라는 게 내부 관계자의 전언이다.
보통 공무원들은 퇴직 후 소속 산하기관으로 가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미래부가 신설될 경우 현재 방통위 산하에 있는 한국인터넷진흥원과 방송통신전파진흥원,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 정보통신기술협회, 전파진흥협회 등의 소속이 모두 미래부로 변경된다. 때문에 방통위에 계속 남게 될 경우 퇴직 후 갈 곳이 없어진다는 인식이 내부에서 팽배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래부는 방통위로부터 옮겨오는 기관 외에도 4만4000여명의 인원을 보유한 거대 조직인 우정사업본부까지 거느리게 되면서 막강한 산하기관을 구축하게 됐다.
달라질 부처 위상도 한몫 하고 있다. 방통위의 한 관계자는 "사실상 반쪽짜리가 되는 방통위보다는 새 정부의 핵심인 미래부가 더욱 비전이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행정안전부에서도 미래부 인기가 뜨겁긴 마찬가지다. 직원들을 대상으로 인사이동 희망자를 받은 결과 약 90명이 지원했다. 미래부로 전보되는 행안부 수요는 31명임을 감안했을 때 3대 1의 경쟁률을 보이는 셈이다.
행안부 관계자는 "정보통신부가 폐지됐을 때 행안부로 흡수된 이들이 주로 미래부로의 이동을 희망한다"며 "미래부가 세종시가 아닌 과천에 들어서게 되면서 예상보다 더욱 지원자가 몰린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교육과학기술부는 지난달 중순께 소속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부처 지원을 받은 결과 과거 과학기술부 출신 약 280명 중 95% 이상이 미래부로의 전보를 선택했다. 교과부에서 미래부로 이관되는 인원은 최대 220명인 데 비해 이를 초과한 270명 이상이 지원했다.
예외인 곳도 있다. 바로 산업통상자원부로 개편되는 지식경제부다. 응용 개발과 ICT 관련 조직에서 약 3개 국이 미래부로 이관될 예정이지만 선뜻 나서는 지원자가 거의 없는 상황이다.
지경부는 미래부에 ICT 관련 부서 및 우정사업본부를 내줬지만 외교통상부가 갖고 있던 통상부문을 가져왔다. 따라서 부처 위상에 큰 변화가 없는 만큼 굳이 신설되는 곳으로 가 적응하는 데 애먹을 필요가 있냐는 것이 내부 직원들의 의견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정부조직 개편안 처리 지연에 김종훈 장관 내정자 사퇴까지 겹치면서 미래부의 미래가 여전히 불투명한 가운데, 차기 장관 후보자로 윤종록 연세대 교수가 거론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