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계 "'손톱 밑 가시' 패키지로 빼달라"(종합)

2013-03-12 08:03
대한주택건설협회, 새 정부에 종합적인 규제 완화 건의 <br/>전문가들도 "부동산 금융·세제 대책도 패키지로 내놔야"

아주경제 정수영·이명철 기자= = "주택시장 정상화를 위해서는 금융·세제 규제 완화 대책을 다발로 묶어 '패키지'로 내놔야 한다."

새 정부 출범 이후 부동산시장에 봄 기운이 감돌고 있다. 특히 12일 취임하는 서승환 신임 국토교통부 장관이 규제 완화를 강조해온 친시장주의 성향이라는 평가만으로도 집값은 바닥을 탈출하는 분위기다.

민간 건설사들도 새로운 변화에 대한 기대치가 상당히 높다. 새 정부가 부동산시장을 억누르고 있는 규제들을 제거해 시장 정상화를 앞당길 것으로 보고 있어서다.

대한건설협회·한국주택협회·대한주택건설협회 등 3개 단체는 이런 맥락 속에서 '손톱 밑 가시'로 지목되고 있는 규제들을 하루 빨리 뽑아달라고 11일 정부에 건의했다.

지난 1월 분양가 상한제 및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폐지 등 '대못' 수준의 규제 완화 요청 이후 올 들어 두번째다. 이들 단체는 또 DTI(총부채상환비율) ·양도소득세 완화 등 부동산과 관련된 금융·세제 부분 대책이 종합적으로 동시에 나와야 효과가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3개 건설 단체가 건의한 '손톱 밑 가시' 제도는 △민영주택 청약제도 개선 △토지거래허가구역 내 관리형토지신탁 허용 △공공건설 임대주택 표준건축비 인상 △미분양주택 종합부동산세 합산 배제 등 4가지가 핵심이다.

청약가점제를 적용하는 민영주택 청약제도는 분양시장 양극화를 부를 뿐 아니라 주택 수요자가 점수를 높이기 위해 허위로 부양가족을 등재하는 등의 부작용을 일으키고 있다.

자금 관리를 위해 최근 증가 추세인 신탁방식이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는 허가되지 않는 점도 문제다. 특히 관리형 토지신탁은 보편화되고 있지만 불법행위로 몰려 토지취득가액의 10%에 달하는 이행강제금을 내야 한다. 법제처가 2008년 12월 토지거래허가구역 내 신탁방식 개발은 관련법에 위배된다고 해석했기 때문이다.

공공건설 임대주택 표준건축비 인상도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많다. 표준건축비는 임대료 및 보증금, 분양전환가격 산정의 기준이 된다. 그런데 2008년 12월 이후 4년 3개월이 지난 현재까지 추가 인상이 되지 않고 있다. 반면 분양가 상한제 적용주택의 기본형 건축비는 6개월마다 가격변동 사항이 고시된다. 이 때문에 표준건축비는 현재 3.3㎡당 평균 991만원으로 기본형 건축비(1377만원)의 72%에 머물고 있다.

대한주택건설협회 관계자는 "기본형 건축비와의 현저한 차이로 임대주택의 질적 저하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며 "표준건축비를 기본형 건축비의 90%까지 높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분양주택에 대해 적용하고 있는 종합부동산세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현재는 민간 건설사가 소유하고 있는 미분양주택에 대해 5년간만 종합부동산세 합산 적용을 배제하고 있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그렇지 않아도 미분양으로 부담이 큰 건설사들이 종부세로 인해 어려움이 크다"며 "5년 동안인 합산 배제기간을 영구적으로 폐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3개 건설 단체는 또 금융·세제 규제를 완화하되 패키지로 묶어 내놔야 한다고 주장했다. 구체적으로는 △주택 구입을 목적으로 주택담보대출을 받는 경우 DTI(총부채상환비율) 규제 폐지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영구 폐지 △5년 임대 다주택자 양도세 면제 등 패키지 금융·세제 대책을 요구했다.

김충재 대한주택건설협회 회장은 "그동안 정부가 수차례 내놓은 부동산 대책들이 단발적인 반복에 그쳐 효과가 없었다"며 "시장 활성화를 위해서는 패키지 규제 완화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도 새 정부의 '패키지형' 부동산 대책을 주문하고 나섰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잦은 부동산 대책이 시장 내성만 키우고 가격 회복은 지연시켜 왔다"며 "주택시장 정상화를 위해서는 정부가 신뢰성 있는 종합대책을 내놔야 한다"고 말했다.

김찬호 주택산업연구원 연구위원도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제 폐지와 분양가 상한제 폐지 등 국회에 계류된 법안이 통과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정부와 정치권이 구체적인 시그널을 줘야 시장이 움직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