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패트롤> 이건희 삼성 회장 언제 귀국할까
2013-03-10 17:01
아주경제 이재호 기자= 이건희 삼성 회장의 외유가 길어지고 있다. 미국 하와이와 일본 등 해외 체류에 나선 지 두 달이 됐으며 삼성 서초 사옥에서 모습을 감춘 지는 꼭 100일이 됐다.
이 회장이 겨울철 해외 체류에 나서는 것은 연례 행사가 됐다. 다만 이번 해외 체류 기간은 예년보다 훨씬 길어지고 있다. 지난 2011년 말에도 2개월 가량 서초 사옥에 출근하지 않은 적은 있지만 이번에는 3개월을 훌쩍 넘어섰다.
이 때문에 이 회장의 장기 해외 체류에 대한 추측이 무성해지고 있다.
우선 거론되는 것은 건강 이상설이다. 이 회장은 과거 폐 부근의 림프절 암을 제거하는 수술을 받는 등 수차례에 걸쳐 치료 목적으 출국한 바 있다.
겨울만 되면 하와이 등 기후가 따뜻한 곳을 찾아 떠나는 것도 폐 기능 악화에 따른 건강관리 차원으로 알려졌다. 삼성 측도 이 회장이 날씨가 추워지면 폐렴 등에 걸리기 쉬워 관리가 필요하다고 얘기한다.
그러나 경영 활동을 지속하는데 별 무리가 없을 정도로 건강 상태가 양호하다고 강조하며 일각에서 제기되는 건강 이상설을 일축하고 있다.
박근혜 정부가 핵심 공약으로 제시한 경제민주화 등 반기업 정서가 담긴 정책이 쏟아지면서 여론의 타깃이 되는 걸 피하기 위해 해외에 머물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실제로 이 회장은 박 대통령의 취임식에도 불참했다. 노무현 대통령과 이명박 대통령의 취임식에는 참석했던 점을 감안하면 다소 이례적이다.
이에 대해 삼성 측은 취임식의 주인공은 박 대통령으로 이 회장이 비난 여론을 피하려고 불참했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일축했다. 추운 날씨에 제대로 된 보좌를 받기 어려운 취임식 환경을 고려해 참석하지 않았을 뿐이라는 설명이다.
또 최지성 삼성 미래전략실장 등 그룹 수뇌부로부터 주요 현안에 대한 보고를 받고 있어 경영과 관련된 의사결정을 내리는 데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역할이 커진 것도 경영 공백을 최소화할 수 있는 요인이 되고 있다. 이 부회장은 최근 발표된 일본 샤프 지분 인수건을 진두지휘하는 등 존재감을 키워나가고 있다.
어쨌든 이 회장의 부재가 삼성에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하지 않는 것은 확실하다. 삼성은 아직까지도 올해 투자계획을 발표하지 못하고 있다. 이 회장의 귀국이 미뤄지고 있는 것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이 회장의 귀국 시점에 대한 재계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