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장봉현 기자= 검찰이 거액의 교비를 횡령한 혐의로 구속 기소된 피고인을 석방한 법원의 보석 결정에 불복해 항고를 제기했다.

광주지검 순천지청은 1000억원대 교비 횡령 혐의로 구속 기소된 서남대 설립자 이모(75)씨를 보석으로 석방한 법원의 결정에 불복, 광주고법에 항고를 제기했다고 10일 밝혔다.

검찰은 또 이씨와 함께 보석으로 석방된 서남대 김모(58)총장, 신경대 송모(59)총장, 이씨의 친척이자 법인 기획실 관리자인 한모(52)씨 등 3명에 대해서도 항고했다.

검찰은 항고 이유서에서 사안이 매우 중대하고 보석허가 이유인 이씨의 건강상태 역시 구속을 감당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특히 형사소송법(95조)이 정한 보석 사유가 없고 여전히 증거인멸 우려가 있는 만큼 보석을 취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앞서 검찰은 이씨에 대한 보석을 취소해 달라며 해당 재판부인 광주지법 순천지원에 청구하기도 했다.

광주지법 순천지원은 지난달 6일 “건강악화로 심장 혈관 확장 시술인 스텐트 삽입이 필요한데다 증거인멸 우려가 없고, 주거가 일정하다”며 이씨를 풀어줬다. 이씨는 지난해 11월 30일 구속됐으나 69일 만에 보석으로 석방됐다.

법원은 사상 최대 규모의 사학비리를 저지른 이씨를 풀어주면서 시민단체를 비롯한 각계의 거센 반발을 샀다.

이씨는 2007년 1월부터 지난해 8월까지 전남 광양과 전북, 경기 등지에 있는 4개 대학 교비 898억원과 자신이 설립해 운영해온 건설회사 자금 106억원 등 1004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이씨는 1998년에도 교비 409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대법원에서 징역 1년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받는 등 사학비리 혐의로 몇 차례 수사를 받거나 구속돼 풀려났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