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시지 1회에 1900만원..카톡 '플러스친구' 돈 되네
2013-03-07 18:30
아주경제 박선미·박현준 기자= #1. 지난해 8월 카카오톡 플러스친구(플친)에 입점한 A업체는 플친 마케팅으로 톡톡히 재미를 봤다. 66만5000명의 친구들에게 신제품 CC크림 출시를 알리자 2주 만에 초도물량이 모두 판매됐다.
#2. 올해 7월 말 계약 종료를 앞둔 B금융사는 플친에 대해 재계약을 하지 않을 생각이다. 20만명의 친구들에게 메시지를 한 번 보낼 때마다 1200만원의 비용이 들지만 상품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지 않아 효용이 떨어진다는 이유에서다.
카톡 플친이 마케팅 툴로 급부상하면서 수익모델로 각광받고 있다.
카톡 가입자 수가 8000만명을 돌파한 만큼 풍부한 홍보처가 보장돼 있지만, 월 1회 메시지 발송비용에 최대 1900만원이 든다.
플친 신규 입점비용은 2000만원. 이후 매월 광고비는 플친들의 숫자에 따라 다르게 책정된다. 카톡 측이 계약서에 제시한 가격책정표에 따르면, 플친들에게 1회 메시지를 보낼 때 10만명 이하면 1000만원, 10만~20만명 1100만원, 20만명 이상이면 1200만원을 내야 한다. 최대 150만~200만명 구간의 플친이 등록돼 있는 경우 1회 메시지 비용으로 1900만원을 지불해야 한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이날 현재 플친에 입점한 업체는 268개다. 플친은 브랜드나 연예인, 미디어 등을 카톡 친구로 추가해 콘텐츠와 쿠폰 등을 메시지 형태로 받아볼 수 있는 서비스다.
카테고리 중 '패션 및 뷰티' 업체들은 플친 마케팅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패션 정보나 신제품, 쿠폰 등이 자주 나오다보니 인쇄홍보물보다 그래픽 형태로 제공되는 플친의 메시지가 더 효율적이라는 것이다.
제일모직 SPA브랜드인 8세컨즈 마케팅팀 관계자는 "타깃층인 20~30대 여성이 많아 열독률이 높고 쿠폰 사용률도 양호하다"고 말했다.
업체들 중에는 지나치게 높은 가격에 효과를 보지 못하고 중단하는 곳도 있다.
우리은행은 2011년 말에 시작했던 플친 마케팅을 2개월 후에 중단했다. 우리은행 스마트금융부 관계자는 "실명거래를 하는 은행의 특성상,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하는 마케팅은 크게 효과가 없다"며 "지나치게 높은 비용도 부담이 됐다"고 전했다.
카톡 사용자가 비교적 젊은층에 몰려 있고 사용자의 연령이나 성별 등을 구분할 수 없다보니 각 업체의 조건에 맞춘 타깃층을 선정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모 전자업체는 입점 후 기본적으로 제공되는 메시지만 발송한 뒤 추가 메시지 발송은 하지 않고 있다. 주사용자층이 뚜렷한 전자제품 특성상 관심이 높은 이들이 모이는 영상기자재전 등에 참석하는 것이 더 효과가 좋다는 판단에서다.
현재 쇼핑 카테고리에 입점한 모 브랜드의 관계자는 "건당 1500만원 이상 들어가는 비용이 부담돼 재계약은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카카오 측은 "입점비는 당시 온라인 광고비에 비해 낮은 수준으로 책정한 것"이라며 "홍보효과의 기대치가 어디에 있느냐에 따라 효율성을 가늠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