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 정부조직법 직권상정 요구…민주, ‘날치기 꼼수’ 거부
2013-03-07 17:33
“수정안 올려 표결” vs “합의 처리 우선”
아주경제 김봉철 기자=정부조직법 개정안을 둘러싼 여야간 '핑퐁게임'이 계속되고 있다.
새누리당이 7일 정부조직법 개정안 처리를 위해 그동안 여야 합의 사안을 토대로 한 수정안을 본회의에 직권상정하자고 제안했으나, 이번에는 민주통합당이 거부했다. <관련기사 5면>
전날 민주당이 정부조직법 개정안 처리를 위해 공영방송 이사 임명요건 강화, 언론청문회 실시, MBC 사장 사퇴 등 3대 조건을 제시한 데 대해 청와대와 새누리당이 거부한 것과 같은 형국이다.
새누리당 이한구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여야 양당의 원내대표가 정부조직 개편과 관련한 법률을 국회의장에게 직권상정하도록 요청하자"고 밝혔다.
현행 국회 선진화법에서는 국회의장 직권상정 요건을 천재지변이나 전시·사변 또는 이에 준하는 국가 비상사태가 발생한 경우, 국회의장이 각 교섭단체 대표의원과 합의한 경우로 제한하고 있다.
이 원내대표는 "그동안 여야 협상과정에서 확실하게 합의된 내용을 갖고 국회의원들 개개인의 양식을 믿고 그분들이 제대로 된 투표를 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자"고 요구했다.
앞서 이날 박근혜 대통령도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제45회 국가조찬기도회에 참석해 "국민들께서 신뢰와 믿음을 보내주셨는데 우리 정치권에서도 한 번 대통령을 믿고 국민을 위해 봉사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시면 감사하겠다"면서 "그래서 잘못됐을 때는 질책을 달게 받겠다"고 야당의 협조를 당부했다.
박 대통령은 "우리나라의 대내외 환경이 그 어느 때보다 어렵다. 글로벌 경제위기 속에 서민경제가 큰 어려움을 겪고 있고, 북한의 핵실험과 도발로 안보도 위중한 상황"이라며 "이렇게 어려운 상황에서 새 정부가 출범했지만 안타깝게도 아직 제대로 일을 시작조차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 정치지도자들 모두가 본연의 소임이 무엇인지 스스로 다시 한 번 돌아봐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야당의 행태를 우회적으로 비판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은 "방송 관련 사항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에 대한 합의안 처리는 국회법에 따라 신속히 처리하면 된다"면서 "굳이 직권상정을 언급할 이유가 없다"고 일축했다.
이언주 원내대변인은 국회 브리핑에서 "이 원내대표의 제안이 민주당이 여러 차례 제안해왔던 합의사항을 우선 처리하자는 의미라면 잘된 일"이라면서도 "직권상정 제안이 원안대로 날치기 처리하겠다는 다수당의 꼼수가 아니길 바란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