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관 인선 지연에 관련 부처 직원들 '진땀'
2013-03-03 18:17
아주경제 강정숙 기자= 정부조직법개정안 처리가 지연되면서 일부 부처는 장관과 장관 후보자에게 별도 업무보고를 하는 등 애꿎은 직원들만 진땀을 흘리고 있다.
일부 부처 직원들 사이에서는 재조정 될 업무 범위를 놓고 설왕설래가 이어지면서 일이 손에 잡히는 않는 분위기다.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 한 직원은 "일을 하려고 해도 붕 떠 있는 기분이라 일이 손에 안 잡힌다"고 말했다.
외교통상부는 윤병세 장관 후보자의 임명이 늦어지면서 김성환 현 장관과 윤 후보자 모두에게 업무보고를 하고 있다. 외교부의 업무 특성상 북핵 등 외교 현안은 영속성을 갖기 때문에 업무 공백이 구체적으로 나타나지는 않고 있지만 장관 임명이 늦어지면서 본부 후속 인사가 지연돼 어수선한 분위기다.
외교부 관계자는 "대우빌딩(윤병세 후보자가 출근 해 업무보고 받는 사무실)과 장관실로 별도 보고를 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실제 김성환 장관은 지난달 26일 외교부 출입기자들과 환송식을 가진 자리에서 개인 휴대폰과 페이스북 계정을 신설했다고 말할 정도로 현 장관으로서의 업무 정리에 들어간 상태다.
정부조직법개정안 처리 지연이 부처 내뿐만 아니라 청와대 업무 혼선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현재 외교부는 북한의 제3차 핵실험에 대응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 결의안 도출과 관련해 유엔 소식 등을 국가안보실에 보고를 못 하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사실상 법적 효력이 없는 국가안보실에 보고를 할 수 없으니 일단 외교안보수석실에 보고를 하면 다른 루트를 통해 국가안보실에 보고가 되는 식"이라고 말했다.
통일부도 일일 업무보고를 류우익 통일부 장관과 류길재 장관 후보자에게 하고 있다.
통일부는 이명박 정부 5년 내내 개성공단을 제외한 교류협력이 실절적으로 단절되면서 당장 추진해야 할 사업이 그리 많지 않다.
국방부는 김병관 장관 후보자의 인사 청문회 실시 여부로 어수선한 분위기다.
차기 장관이 북한의 핵·미사일 억제 전략과 국방개혁 등 향후 5년간 새 정부의 중장기 청사진을 마련해야하는 만큼 수장 교체의 지연에 따른 시간 손실은 매우 심각하다.
실제 장관 교체가 늦어지면서 일각에선 일단 청문회를 열고 불가론을 각인시키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이럴 경우 장관 임명이 3월을 넘어 장기 공백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