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大그룹 '회장님' 회사서 매입둔화… 현대차는 확대ㆍSK텔레콤 순익절반 차지

2013-02-20 14:08

아주경제 조준영 기자=국내 4대그룹에서 대표적인 일감 몰아주기 사례로 지목돼 온 기업 간 내부거래가 2012년 들어 둔화하는 모습을 보였으나 되레 증가폭을 키우거나 수익 대비 절반 가까이 차지하는 사례도 여전해 논란은 지속될 전망이다.

삼성전자ㆍ현대자동차ㆍSK텔레콤ㆍLG와 총수 측에서 최다 지분을 가진 삼성에버랜드ㆍ현대글로비스ㆍSK C&CㆍLG상사 간 내부거래 증가율은 작년 10% 미만에 머물면서 1년 만에 13%포인트 이상 낮아졌다.

SK텔레콤ㆍ삼성전자가 같은 기간 각각 SK C&Cㆍ에버랜드로부터 매입을 최대 10% 이상 축소하며 내부거래 증가세를 둔화시킨 반면 현대차는 글로비스에서 매입을 30% 이상 늘렸다. 삼성전자는 작년 순이익 대비 3% 남짓을 매입한 데 비해 SK텔레콤은 이 비율이 40%를 넘어섰다.

◆현대차 삼성전자ㆍSKT 2배 육박

20일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국내 자산총계 상위 4대 대기업집단에 속한 대표회사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 SK텔레콤, LG 4개사는 2012년 총수 측에서 최다 출자한 삼성에버랜드, 글로비스, SK C&C, LG상사(공시 기준 LG로부터 매출 없어 제외)로부터 2조147억원어치 상품ㆍ용역을 매입해 전년 1조8321억원 대비 9.97% 증가했다.

작년 증가율은 2011년 23.24%보다 13.27%포인트 낮아진 것으로 삼성전자ㆍ에버랜드, SK텔레콤ㆍSK C&C 간 내부거래 규모가 동결 수준에 머물거나 줄어든 영향으로 보인다.

회사별로는 SK텔레콤이 SK C&C로부터 매입을 같은 기간 5602억원에서 5019억원으로 10.42%(583억원) 줄여 유일하게 감소세를 보였다.

삼성전자는 에버랜드에서 매입을 5875억원에서 6045억원으로 2.90% 늘렸다. 이는 2011년 증가율 42.54%에 비해 40%포인트 가까이 줄어든 것이다.

반면 현대차는 글로비스로부터 매입을 2011년 6843억원에서 작년 9082억원으로 32.72% 확대해 SK나 삼성에 비해 2배 가까이 많았다.

◆순익 비중은 SKT>현대차>삼성전자 순

SK텔레콤이 내부거래 감소세를 보인 데 비해 이 회사 순이익 대비 SK C&C로부터 매입액 비중은 가장 높았다.

이 회사는 2012년 순이익을 1조2427억원으로 잠정 집계 했으며 이 가운데 SK C&C로부터 매입분은 40.39%를 차지했다. 현대차도 작년 예상 순이익 9조563억원 대비 글로비스로부터 매입액 비중이 10%를 넘었다.

이에 비해 삼성전자는 순이익 잠정치 17조3985억원에서 에버랜드 매입분이 차지하는 비중이 3% 남짓으로 유일하게 한 자릿수를 나타냈다.

삼성전자나 현대차를 보면 2012년 순이익이 최대 70% 이상 늘어난 반면 SK텔레콤은 30% 가까이 줄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나 현대차, SK텔레콤이 모두 상장사인 만큼 총수 측 업체로부터 매입을 늘릴수록 일반주주와는 이해관계가 엇갈릴 수밖에 없다"며 "실적이 뒷걸음질 치는 상황이라면 더욱 그럴 것"이라고 말했다.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을 비롯한 친인척은 에버랜드 지분을 절반 가까이 보유한 최대주주다. 최태원 SK그룹 회장 측이 가진 SK C&C 지분도 50%에 가깝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ㆍ2세 정의선 부회장은 글로비스 지분을 43% 이상 보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