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여권 신장 요원?…시중은행 임원직 남성이 석권
2013-02-14 16:37
▲(왼쪽부터)국민은행 박정림 WM본부장, 국민은행 김영두 서대구지역본부장, 국민은행 김해경 강동지역본부장, 국민은행 박순옥 강서지역본부장, 신한은행 황영숙 경기서부영업본부장, 신한은행 신순철 경기중부영업본부장 |
▲(왼쪽부터)우리은행 홍성대 영등포영업본부장, 우리은행 이남희 종로영업본부장, 우리은행 김옥정 강남영업본부장, 하나은행 김덕자 남부영업본부장, 하나은행 천경미 대전중앙영업본부장 |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신한·우리·하나 등 4대 시중은행의 직원 가운데 여성이 차지하는 비율은 48%정도로 조사됐다. 하지만 이들 시중은행의 여성 임원 비율은 4.8%수준에 그쳤다. 무엇보다 여성 부행장급 이상은 한 명도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국민은행은 부행장 10명·본부장 51명 가운데 4명이 여성 지역본부장이고, 우리은행은 부행장 12명·본부장 43명 가운데 3명이 여성 영업본부장이다.
4대 시중은행을 제외한 주요 시중은행에 부행장 이상의 여성 임원이 있는 곳은 IBK기업은행, 한국씨티은행, 한국 스탠다드차타드(SC)은행 뿐으로 기업은행을 제외하고는 모두 외국계 은행이다.
IBK기업은행은 지난 2011년 창사 50년 만에 첫 여성 부행장을 배출했다. 주인공은 권선주 기업은행 리스크관리본부 부행장으로 공채로 입사해 지점장, 센터장, 본부장을 거쳐 이 자리에 올랐다.
이는 여성 직원이 절반 정도인 금융권에서 여성 임원이 턱없이 적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준다.
하지만 지난 1월 2일 보수 성향이 짙은 지방은행에서 여성 1급 지점장이 최초로 배출되고, 한국은행도 창립 62년 만에 최초로 여성 1급 승진자가 탄생했다.
이로 인해 금융권에도 여풍이 부는 것 아니냐며 변화의 조짐이 보일 듯 했으나 더 이상의 여성 승진자는 나타나지 않았다. 오히려 금융권에서는 올해 경영여건이 보다 어려울 것으로 전망, 영업력을 강화하기 위해 남성 위주로 임원진을 재편한 모습이다.
따라서 여성 대통령 시대가 열리면서 금융권을 제외한 다른 산업분야에서는 여성임원을 확충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데 금융권은 여성의 임원 진출이 오히려 퇴조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현재 여성 직원들은 제한적인 업무에만 치중하고 있다”면서 “여성 직원들도 남성 직원들처럼 다양한 분야에서 경험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무엇보다도 일정 시기가 되면 가정생활로 인해 일을 그만두게 되는데 여성들이 계속해서 일을 할 수 있도록 사회시스템과 사회풍토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