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건설 '순익 3배' 총수소유 CNI와 내부거래

2013-02-12 11:24

아주경제 조준영 기자=동부그룹 건설업체 동부건설이 김준기 회장 측에서 최대 지분을 가진 정보기술(IT)업체 동부CNI로부터 작년 순이익 3배에 이르는 규모로 상품ㆍ용역을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두 회사가 모두 같은 시기 흑자전환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지만 내부거래 액수가 커질수록 유가증권시장에 나란히 상장된 양사 주주 간 이해관계가 엇갈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실제 동부건설은 작년 동부CNI로부터 매입액을 1년 새 20% 넘게 늘려 적자에 빠졌던 여타 기업 비용관리와는 다른 행태를 보였다는 지적이다.

1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동부건설은 2012년 동부CNI로부터 1분기 46억1200만원, 2분기 88억1700만원, 3분기 35억4200만원, 4분기 72억6400만원씩 모두 242억3500만원 상당 상품ㆍ용역을 매입했다.

이는 동부건설에서 잠정집계한 작년 순이익 85억2800만원(흑자전환)보다 3배 가까이 많은 액수로 영업이익 572억4000만원 대비로도 42% 이상을 차지한다. 동부CNI가 2012년 동부건설에 제공한 상품ㆍ용역 규모 또한 전년 동일 매출 196억9100만원에 비해 23% 넘게 늘어난 것이다.

내부거래로 매출을 확대한 동부CNI는 작년 영업이익을 1년 새 60% 가까이 증가한 222억1500만원으로 늘렸으며 순이익도 11억4100만원으로 흑자로 돌아섰다. 동부CNI는 2011년치 국내 총매출 3337억9600만원 가운데 65%에 가까운 2159억7300만원을 동부건설뿐 아니라 동부화재, 동부증권, 동부하이텍을 비롯한 주요 계열사로부터 올린 바 있다.

동부건설ㆍ동부CNI 두 회사는 동일 거래를 대상으로 잡은 장부상 매입ㆍ매출 액수도 달랐다. 동부CNI는 작년 4분기 동부건설로부터 매출을 65억8200만원으로 계상했다. 이에 비해 동부건설은 동부CNI로부터 매입을 72억6400만원으로 잡아 7억원에 가까운 차이를 보였다.

김 회장, 배우자 김정희씨, 2세 남호ㆍ주원씨를 비롯한 총수와 친인척은 동부CNI 지분을 50% 가까이 보유하고 있다.

동부CNI관계자는 "동부건설과 매입ㆍ매출 차이는 회사마다 회계상 비용이나 수익을 인식하는 기준 및 시기가 다른 데 따른 것일 뿐"이라며 "계열사와 내부거래 증가세 또한 최근 완만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