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저·원고 이중고로 중소 수출기업 시름 깊어진다"
2013-02-05 15:50
중소기업 수출상담·계약 차질 45%, 채산성악화에 수출포기 20%
아주경제 신희강 기자= 최근 급격한 엔화약세 및 원화강세 추이로 우리 기업의 수출에 적지 않은 애로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중소기업의 경우 대응능력이 더 취약하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원장 오상봉)은 6일 322개 수출업체를 대상으로 조사한 ‘최근 엔화약세와 우리 수출에의 영향’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중소 수출기업의 경우 최근 원화강세로 수출·상담계약 차질을 경험한 업체가 절반에 가까운 45%에 달했다. 채산성 악화로 수출 포기를 경험한 업체도 20%에 달하는 등 전반적으로 대·중견기업에 비해 환율하락에 따른 수출애로가 심각한 수준으로 조사됐다.
또한 엔화약세로 인해 해외시장에서 일본제품의 가격이 이미 인하되었거나 곧 인하될 것으로 응답한 업체가 38%에 달했다. 여기에 중국, 아세안(ASEAN) 등 가격경쟁력이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는 시장에서의 가격 인하 응답도 40%를 상회해 한국제품의 가격경쟁력 상실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반적으로는 원화강세에 비해 엔화약세에 대한 대응이 미흡한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중소기업의 경우 엔화약세에 대한 대응으로 가격인하를 검토한다는 응답이 20%에 불과했으며, 수출시장 다변화 24%, 결제통화 다양화 노력도 25%에 그쳤다. 반면, 대·중견기업은 가격인하 검토 25%, 수출시장다변화 34%, 결제통화 다양화 32% 등 대응이 중소기업에 비해 높았다.
품목별로는 한·일간 경합이 전반적으로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양국의 상위 100대 수출 품목중 중복품목이 49개에 달했으며 금액기준으로는 우리나라 총 수출의 51%가 일본과 경합했다. 주력 수출품목에서의 양국간 경합이 점차 치열해 지는 셈이다.
국제무역연구원은 응답 수출기업들이 가파른 엔화절하가 진행되는 상태에서 원화의 절상속도가 지나치게 빠르다는 데에 우려를 나타냈다. 이에 정부가 환율의 급격한 변동을 완화시켜 수출기업들이 환율변동에 적응할 수 있는 충분한 시간적 여유를 확보할 것을 주문했다.
오상봉 국제무역연구원장은 “한·일 양국간 경합이 치열한 상황에서 급격한 원화절상 및 엔화약세는 우리 수출기업에 큰 타격이 될 것”이라며 “환변동 대응능력이 취약한 수출 중소기업을 위해 정책당국의 안정적인 환율운용, R&D 세제혜택, 해외마케팅 지원 등 다양한 지원방안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