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분양가, 대형 건설사가 중소형 업체보다 50% 더 비싸

2013-02-05 11:02
"경기 침체·집값 하락에도 '고가 분양' 고집"

아주경제 이준혁 기자=집값 하락에도 불구하고 대형 건설사들은 지난해 서울에서 신규 아파트를 중소형 건설사들보다 50% 가량 비싸게 분양한 것으로 나타났다.

5일 부동산 리서치업체인 리얼투데이 등이 지난해 서울에서 아파트를 분양한 13개 건설사의 평균 분양가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시공능력평가 상위 10위권 내인 5개 대형 건설사의 3.3㎡당 분양가는 평균 2080만원으로 조사됐다.

나머지 8개 중견 건설사들이 지난해 서울에서 분양한 아파트 평균 분양가(3.3㎡당 1422만원)보다 658만원(46.3%), 13개 건설사의 평균 분양가(1675만원)에 비해서는 405만원(24.2%) 비싼 수준이다.

지난해 서울에서 아파트를 분양한 업체는 삼성물산·GS건설·대림산업·대우건설·롯데건설 등 대형 5개사와 동부건설·동아건설산업·서희건설·승윤종합건설·신동아건설·광덕건설 등 중소형 8곳이다.

글로벌 금융위기로 주택 경기가 침체에 빠진 것도 대형 건설업체들의 아파트 분양가에는 크게 영향을 주지 못했다.

2008년과 지난해 서울 아파트 분양가를 비교하면 10대 대형 건설사 분양 아파트는 4% 낮아진 데 그친 반면 나머지 건설사의 평균 분양가는 2008년 3.3㎡당 1639만원에서 지난해 1422만원으로 13.2% 낮아졌다. 서울지역 아파트값은 지난해에만 4.5% 하락했다.

10대 대형 건설사의 연도별 서울 아파트 분양가(3.3㎡당 기준)는 2008년 2167만원, 2009년 2135만원, 2010년 2284만원, 2011년 1754만원, 2012년 2080만원 등으로 최근 다시 오름세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주택경기 침체로 아파트 브랜드 이점이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건설사들이 고분양가만 내세우다 보면 실수요자들에게 부담이 돼 미분양을 초래할 수 있다"며 "부동산시장 회복이 더 어려워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