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지도부, 설 앞둔 농민공 달래기 행보
2013-02-04 10:32
시진핑 총서기, 리커창 부총리 농민공 위로<br/>곳곳서 농민공 임금체불 항의 잇따라
아주경제 배인선 기자=중국 춘제(春節)를 앞두고 곳곳에서 농민공(農民工·도시이주노동자) 임금 체불 현상이 빈번하게 발생하면서 농민공들의 불만이 들끓고 있는 가운데 중국 지도부가 이러한 농민공 민심 잡기에 나섰다.
중국 광보왕(廣播網) 4일 보도에 따르면 시진핑(習近平) 총서기가 3일 오후 과거 산사태 재난지역이었던 간쑤(甘肅)성 둥샹쭈(東鄕族)자치현을 방문해 재건 현장을 둘러보고 농민공을 위로하면서 “사회 전체가 농민공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임금 체불 혹은 착취 행위를 근절해 농민공들의 합법적 권리를 보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시 총서기는 간쑤성 딩시(定西)시 한 빈곤마을을 방문해 현지 주민들에게 설 선물을 전달했다. 이날 시 총서기는 각 가정마다 식용유, 돼지고기, 솜이불, 사탕 등을 선물하고 학생들에게도 사전과 문구세트를 선물했다.
같은 날 리커창(李克强) 부총리도 네이멍구(內蒙古) 바오터우(包頭) 기차역을 찾아 귀향길에 오르는 농민공들을 격려하고 새해인사를 건넸다고 중국 신화통신이 공식 웨이보(微博)를 통해 전했다.
리 부총리는 “외지에서 ‘다궁(打工 아르바이트)’하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다. 나도 과거 농민이었고 여러분의 고충을 잘 안다””며 “내가 정부에서 일하는 것도 여러분을 위해 ‘다궁’하는 것”이라고 농민공에게 위로의 메시지를 건넸다.
이처럼 지도부가 농민공을 위로한 것은 설 맞이 빈곤계층 민심을 잡기 위한 행보로 분석됐다. 실제로 최근 들어 중국 곳곳에서는 춘제를 앞두고 농민공의 체불 현상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홍콩 밍바오(明報) 4일 보도에 따르면 중국 윈난(云南)성 쿤밍(昆明)에서는 고용주의 120만 위안 상당의 임금 체불에 항의한 농민공들이 50여명의 정체 불명의 사람들로부터 집단 구타를 당했다. 일부 농민공들은 이로 인해 골절 부상을 입기도 했다. 이들은 구타를 당하더라도 밀린 돈은 꼭 받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중국 랴오닝(遼寧)성 판양(潘陽)에서도 고용주가 2개월 전 아무 이유 없이 농민공을 해고한 뒤 체불된 임금을 지불하라는 농민공에게 증명서를 무려 9개를 떼 와야 밀린 임금을 지불하겠다고 통보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중국 한 변호사는 “임금독촉 관련 절차가 복잡해 농민공들이 임금을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며 중국 노동관리감독 제도가 실제 노동 취업시장과 괴리돼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