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한국형 토빈세 검토한다
2013-01-30 17:32
최종구 재정부 차관보, 한국형 토빈세 검토 주장
아주경제 박선미 기자= 정부가 본격적으로 '한국형 토빈세(외환거래세)'를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외국자본의 급격한 유출입에 따른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한국형 토빈세'를 검토해야 한다는 주장이 기획재정부에서 나왔다. 재정부는 그간 토빈세를 부정했었다.
최종구 재정부 국제경제관리관(차관보)은 30일 서울 은행연합회에서 열린‘해외자본 유출입 변동성 확대, 이대로 괜찮은가’ 세미나에서 “토빈세는 단기 해외투기자본을 규제하는 것”이라며 “토빈세가 지향하는 취지를 살려서 우리 실정에 맞게 수정한 다양한 외환거래 과세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지난해 4분기 이후 대외여건 및 외환시장 움직임이 상당히 우려스럽다는 판단이 작용했기 때문이다. 주요 선진국의 양적완화에 따른 풍부한 글로벌 유동성으로 우리 경제는 해외자본 유출입 확대 위험에 노출된 상황이다.
최 차관보는 “정부는 환율수준이 아닌 변동속도에 주목하고 있다”며 “변동속도가 지나치게 빠르면 실물 경제주체들의 예측가능성이 저해돼 적응이 곤란하고 결국 실물경제 영향으로 이어진다”고 지적했다.
다만 그는 “본래 의미의 토빈세의 도입은 곤란하다”며 선을 그었다. 규제대상으로 하는 투기적 해외자금과 그 이외 자금(FDI, 해외직접투자, 수출입 관련 자금 등)의 구별이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 국제규범과의 정합성 문제 등도 근거로 들었다.
한국형 토빈세 검토 외에 정부는 투기적 수요를 억제하기 위해 은행들의 선물환 거래 여력을 축소키로 했다.
최 차관보는 “정부는 역외 차액결제선물환(NDF) 세력의 움직임과 기업들의 외환거래에 주목하고 있다”며 “앞으로 기업과 차액결제선물환(NDF) 등의 투기적 수요가 가시화될 경우 은행들의 선물환 거래여력을 축소하는 방안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