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최수연 기자= 외환은행과 하나은행의 하나고등학교 기금 출연이 은행법 위반이라는 금융당국의 판단 이후 다른 시중은행들의 공익재단 출연이 급격히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금융지주사의 사회공헌사업도 크게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가 하나금융지주 계열 은행들의 하나고 출연에 위법 해석을 내린 이후 KB금융과 신한금융 등 지주사가 설립한 공익재단에 계열 은행들의 출연을 중단한 상태다. 앞서 금융위는 외환·하나은행 등이 하나고에 257억원과 337억원을 각각 출연한 것이 위법이라고 지난해 12월 판단했다.

2009년 10월 개정·시행된 은행법은 은행이 대주주나 특수관계인에게 자산을 무상으로 양도하거나 현저하게 불리한 조건으로 신용공여 해서는 안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금융위는 하나금융의 계열사인 외환은행과 하나은행이 하나고에 출연하는 것은 대주주에게 무상으로 은행 자산을 넘기는 행위라고 판단한 것이다.

금융위는 KB금융지주와 신한금융지주가 설립한 공익재단에도 계열 은행들의 출연여부에 대해 실태조사에 들어갔다.

KB금융지주는 지난 2011년 5월 KB금융공익재단을 출범시켜 지난해 9월 국민은행이 200억원 출연했다. 신한금융지주 역시 신한은행이 2009년 12월 150억원, 2012년 107억원을 추가 출연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개정 은행법은 지주와 계열사간의 출자총액제도를 풀면서 부당하게 지주사를 지원하는 것을 막기위해 만든 것”이라면서 “하지만 이 법이 사회공헌을 위축시키는 것으로 나타나자 금융위도 혼란스러워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금융권은 계열사들의 공익재단 출연이 차단되면서 향후 금융지주회사들의 사회공헌사업도 크게 위축될 것으로 전망했다. 신한금융지주 관계자는 "수익을 감안해 사회공헌활동도 늘려야 하는데 은행법이 이를 가로막고 있다"면서 "합리적인 다른 방법을 찾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