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29일 특사 강행...신구 정권 '대립각' 세우나
2013-01-27 16:26
아주경제 주진 기자=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임기말 특별사면 반대 표명에도 불구하고 이명박 대통령이 오는 29일 설 특사를 강행할 뜻을 보이면서 신·구 정권간 힘겨루기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청와대는 27일 "특사안은 법무부 사면위가 최근 심의를 마쳤으며, 29일 국무회의에서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이 대통령의 결심만 남은 상황"이라고 밝혔다.
특사 대상은 이 대통령의 측근들인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 천신일 세중나모여행 회장, 이 대통령의 사촌처남인 김재홍 전 KT&G복지재단 사장, 김희중 전 청와대 부속실장 등으로 모두 비리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았다.
1심 선고 직후 항소한 이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 전 새누리당 의원, 2심 재판이 진행 중인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차관 등은 특사 요건을 채우지 못해 이번 특사 대상에서 제외된다. 그러나 이 전 의원이 만약 항소를 포기하게 되면, 특사 대상에 포함될 개연성도 높다.
친박(친박근혜)계에서는 최근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1심에서 벌금 300만원과 추징금 3000만원을 선고받고 항소를 포기한 홍사덕 의원과 서청원 전 의원도 거론된다.
청와대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친형인 노건평씨와 측근 이광재 전 강원지사에 대해서도 사면이 가능한지를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노씨는 현재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1심이 진행 중이어서 재판이 끝나야 대상에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청와대 특사계획에 대해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는 26일 "과거 임기말에 이뤄졌던 특별사면 관행은 그 고리를 끊을 필요가 있다. 더구나 국민 정서와 배치되는 특별사면은 좀 더 신중할 필요가 있다"며 "특히 부정부패나 비리에 연루된 사람들에 대한 사면은 국민을 분노케 할 것이고, 그러한 사면을 단행하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고 특사 철회를 요구했다.
새누리당도 이날 대변인 논평을 통해 "청와대가 대통령 측근 등 권력형 부패사범의 특별사면을 검토하는 것은 국민의 뜻을 거스르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인수위와 새누리당 내부에서는 청와대의 택시법 거부권 행사에 이어 감사원의 4대강 사업 부실 판정, 이동흡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논란에 이르기까지 현 정부의 국정운영이 부정적인 여론에 휩싸이면서 새 정부 출범에도 '악재'로 작용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청와대가 임기말 특사를 강행할 경우 '현 정부에 대한 비판을 자제하고 현직 대통령을 존중하겠다'는 인수위 입장은 결국 현 정부와의 '거리두기'로 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