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조직개편 파장…부처, 피 말리는 영역다툼

2013-01-16 18:45

아주경제 송정훈 기자=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정부조직개편안을 제시한 가운데 정부부처들은 산하의 실.국 조직을 하나라도 더 확보하기 위한 생존게임에 들어갔다.

인수위는 미래창조과학부(미래부)·해양수산부신설 등 ‘17부3처17청’이라는 큰 틀만 제시했을 뿐 아직 세부적인 업무분담에 대해선 여전히 검토중이기 때문이다.

인수위의 한 관계자는 “실·국 개편은 공무원들의 실제 업무에 직결되는 사안이어서 예민한 부분”이라며 “인수위는 조속히 후속 검토를 거쳐 명확하게 정리해 줄 것”이라고 말했다.

국회 등에 따르면 조직개편안을 담은 정부조직법 개정안에는 부처는 물론, 실.국 단위까지 업무조정 내용까지 담긴다.

개정안 처리와 새정부 조각 등의 일정을 감안할 때 늦어도 다음주에는 세부 조직개편안이 나와야 하는 상황이이서 앞으로 일주일간 부처별 치열한 영역다툼이 벌어질 전망이다.

우선 미래부 신설에 따라 방송통신위원회는 대대적 조직 개편이 불가피하고 교육과학기술부의 대학 업무 조정도 쟁점이 되고 있다.

방통위는 과 단위까지 전반적으로 교통정리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인수위는 미래창조과학부 정보통신기술(ICT)차관이 진흥업무를, 방통위가 규제 업무를 각각 담당하는 기준을 제시했지만 현행 방통위 조직이 방송정책국·통신정책국 등 산업별로 나눠져 있어 진흥·규제 기준으로 명확히 구분되지 않아서다.

과학기술 업무를 미래부에 이관하는 교육과학기술부는 대학업무까지도 넘겨줄 가능성도 있다.

400개에 달하는 전국 대학에 적용되는 각종 제도, 연구개발(R&D)지원, 산학협력을 다루는 대학업무는 현재 과학담당인 제2차관 산하 대학지원실이 맡고 있다.

초·중등교육과 대학입시 등을 고려하면 대학업무는 당연히 교육부가 맡아야 한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그러나 과학분야 공무원들은 대학이 R&D의 핵심 무대인 만큼 대학업무 일부를 미래부로 이관시켜야 한다는 입장이다.

지식경제부 성장동력실의 소프트웨어, 정보통신산업 관련 5~6개 과 단위 조직들도 미래부의 ICT 조직으로 이관될 것으로 보인다.

7개과(課)로 구성된 행정안전부 산하 정보화전략실도 개편될 수 있다.

정보화전략실은 17대 인수위 정부조직개편 당시 정보통신부에서 행안부로 넘어왔으나, 이번에는 미래부 산하 ICT 조직으로 다시 짐을 옮겨야 할 분위기다.

신설되는 해양수산부는 기존 해양(국토해양부).수산(농림수산식품부) 업무에 더해 해양자원 개발까지 다루겠다는 입장으로, 해양광물 개발·조선·플랜트 정책을 담당하는 지경부 3~4개과를 노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보건복지부 외청인 식품의약품안전청이 국무총리실 산하 식품의약품안전처로 승격되면서 식품관리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게 됨에 따라 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의 식품정책과·의약품정책과를 흡수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