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 금융·보험사 의결권 지분합계 5%로 제한한다"

2013-01-16 18:23
2개사가 각각 동일한 계열 지분 보유시 합산해 의결권 제한<br/>공정위, 박 당선인 공약 부응하면서도 강력한 드라이브 제시

아주경제 이규하 기자=공정거래위원회가 금융·보험사의 비금융계열사 주식 의결권을 단계적으로 줄이는 방안의 강력한 드라이브를 제시했다. 이는 재벌그룹의 금융보험계열사 지분을 합산해 적용하는 방식이다.

16일 공정위에 따르면 현행 15%인 대기업집단 금융·보험회사의 비금융계열사 주식 의결권 상한선은 합산된 지분으로 5년 이내 5%까지 줄이는 방안을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 보고했다.

재벌그룹 금융·보험사 의결권 제한은 금융보험사가 지주회사로 변질될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하는 재벌개혁안이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도 재벌개혁 공약 중 5년 내 ‘단독 금융회사’가 다른 비금융 계열사에 대해 5% 이상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도록 제시한 바 있다.

대기업집단이 금융·보험회사의 비금융계열사 주식 의결권을 동원한 지배력 확장은 억제가 필요하다는 사회적 분위기와 맥락을 함께한다.

하지만 공정위가 제시한 방안은 강도가 높다. 가령, 삼성생명과 삼성화재가 삼성전자 지분을 각각 7.5%, 1.2% 보유한 상태에서 박 당선인 공약을 도입하면 삼성생명만 5% 제한에 걸려 2.5%를 행사할 수 없다.

그러나 공정위의 조정폭은 삼성전자 지분을 소유한 삼성생명과 삼성화재를 함께 묶어 8.7%로 계산하는 안이다. 이렇게 되면 3.7%의 의결권 행사가 어렵다. 이는 박 당선인 공약에 부응하면서도 한층 강화된 지분 합산 개념이다.

정부 관계자는 "이렇게 되면 금산분리 효과를 볼 수 있지만 금융과 산업자본의 완전한 분리가 사회적 영향에 미치는 부분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며 "예외규정 등을 놓고 기업의 경제활동을 위축시키지 않는 선에서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안다. (보고한 부분에 대해서는) 인수위 입장이 어떨지는 모르겠다"고 귀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