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 자산구조 개선 기대…노조 달래기가 관건

2013-01-16 16:14

아주경제 이수경 기자= 이팔성 우리금융지주 회장의 숙원이던 우리은행의 카드사업 부문 분할이 16일 사실상 확정됐다.

그룹의 수익구조 개선으로 경쟁력이 높아질 것이라는 게 우리금융의 기대다. 그러나 노동조합의 반대에 따라 추진과정이 순탄치만은 않을 전망이다.

우리금융은 금융위원회의 승인에 따라 향후 이사회 및 주주총회 결의를 거쳐 2월 하순경 본 인가를 신청할 예정이다. 이후 별다른 문제가 없으면 3월 초에 '우리카드'로 출범한다는 계획이다.

우리카드는 우리금융이 카드사를 신설하고, 우리은행의 신용카드 부문이 신설된 카드사로 이전하는 방식으로 구성된다. 가계부채 수준 등을 감안해, 체크카드를 중심으로 영업력을 강화한다는 영업방향도 내놨다. 정부의 가계부채 해소 방침과도 맞물리는 방향이다.

카드사 인력은 본사 인원 460여명을 비롯해 총 1500여명으로 꾸려질 계획이다. 1차적으로 우리은행 내 직원들을 대상으로 공모를 통해 모집하고, 이후 외부에서도 충원한다.

우리금융이 카드 분사를 추진한 배경은 시장점유율로 업계 최하위를 달리는 카드부문의 전문성을 높여, 수익을 창출하자는 데서 시작한다.

안형덕 우리금융 상무는 “은행 내에서는 카드업이 상대적으로 뒷전이다보니 영업을 적극적으로 펼치기가 어려워 시장가치가 많이 하락했다”면서 “따로 떨어져 본격적으로 영업을 하게 되면 시장점유율이 늘어나면서, 수익구조 개선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통해 자산 포트폴리오를 조정하고 수익원을 다양화해 계열사 간 시너지 효과를 노린다는 것이 우리금융의 전략이다.

하지만 노조에서는 지난 2002년 우리은행이 2년간 카드부문을 분사했던 사례를 예로 들며, 분사 반대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 당시 분사했던 카드부문은 1조5000억원의 손실을 내고 도로 은행에 합병됐다.

우리은행 노조의 한 관계자는 "카드 분사 시 드는 자본금부터 시작해, 경제여건 상 손익이 줄어들 것을 감안하면 이후 예보와의 MOU 달성마저 어려워질 수 있다"며 "과거에 이미 실패했던 경험을 다시 돌아봐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우리금융 관계자는 "2000년 초 리스크 관리 시스템이 도입되면서 10년여에 걸쳐 관리 능력이 향상됐고, 레버리지 법안 등의 통과로 정부에서도 부실을 감독할 수 있게 됐다"면서 "예전과는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고 설명했다.

임 혁 우리은행 노조위원장은 "카드 분사는 좀더 시간이 필요하다고 보는데 노조와의 협의 없이 진행되고 있다"며 반대입장을 명확히 했다.

이날 오전 우리은행 카드부문 경영진 등은 노조를 방문해 분사의 당위성 등을 언급하며 설득에 나섰지만, 마땅한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노조는 현재까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와 금융위 앞에서 진행했던 1인 시위 등을 지속하며, 조직력을 더욱 확대해 반대 투쟁을 이어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