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ㆍ현대증권 '빅10' 中 첫 차입확대… 업계확산?

2013-01-16 15:18

아주경제 조준영 기자=미래에셋ㆍ현대증권이 2011년 이래 국내 10대 증권사 가운데 처음으로 단기차입한도 확대에 나서면서 빚 늘리기가 증시 침체로 시름하는 업계 전반으로 번질지 관심이 모아진다.

1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은 전일 이사회를 열어 단기차입한도를 1조5400억원에서 2조5400억원으로 1조원 증액하기로 결의했다. 이번에 늘린 한도를 통해 이미 빌린 돈은 1400억원(기업어음)이다.

현대증권도 마찬가지다. 이 증권사는 작년 12월 26일 단기차입을 3100억원에서 4700억원으로 1600억원 늘렸다.

미래에셋증권은 10대 증권사 가운데 유일하게 외부뿐 아니라 계열사로부터 내부 차입에도 나서고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2012년 4월 이후 3개월 단위로 200억원 내외 자금을 미래에셋증권에 빌려줬다.

이에 비해 미래에셋ㆍ현대증권을 뺀 나머지 10대 증권사 8곳을 보면 유로존 재정위기가 본격적으로 불거진 2011년 하반기를 마지막으로 단기차입을 늘린 회사가 없다.

한국투자증권, 하나대투증권은 금감원 전자공시로 확인 가능한 1999년 이래 단기차입 확대를 결정한 사례가 없었으며 신한금융투자도 2005년 1월 이후 차입한도를 늘리지 않았다.

우리투자증권(2009년 6월)이나 대신증권(2010년 9월), KDB대우증권(2011년 6월), 삼성증권(2011년 7월), 동양증권(2011년 11월)도 2011년 이후에는 차입한도 증액이 없었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재무 효율성 제고 차원에서 한도를 늘려 놓은 것"이라며 "시기가 앞섰을 뿐 경쟁사 역시 유사 계획을 가지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증권사 대부분이 수익급감으로 어느 때보다 자금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상당수 회사에서 선제적인 차입처 확보를 고민하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