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유통재벌 2세' 4명 약식기소

2013-01-14 21:11

아주경제 박정수 기자=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조상철 부장검사)는 지난해 해외출장 등을 이유로 국회 국정감사와 청문회에 참석하지 않아 고발된 유통부문 대기업 오너 2세 4명을 14일 벌금 400만~700만원에 각각 약식기소했다.

검찰은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에게 벌금 700만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에게 벌금 500만원,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과 정유경 신세계 부사장에게 각각 벌금 400만원을 매겨 약식명령을 청구했다.

구체적인 벌금액은 해당 기업의 대형할인매장(SSM) 운영 여부, 가족이 함께 처벌받는지 여부, 출석 노력, 불출석 사유의 소명 노력 등에 따라 결정했다.

검찰은 신 회장이 지난해 10월23일 국감과 11월6일 청문회 출석 요구를 받고도 외국 정상과 고위각료 면담 일정 때문에 출석하지 않은 부분에 대해서는 정당한 이유가 있었다고 판단해 ‘혐의없음’ 처분했다고 전했다. 벌금액이 가장 많은 정 부회장의 경우 국회에서 증인채택이 된 뒤 항공편 예약을 하는 등 도피성 출장 의혹을 살 만한 점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대기업 오너들이 해외 출장 등을 이유로 국회에 불출석하는 경우 그동안 검찰이 기소유예하는 등 불기소한 선례가 많았다. 이번 사건의 경우에는 피고발인들이 3번이나 증인으로 채택되고도 불출석한 점을 고려해 사법처리했다고 검찰은 설명했다.

앞서 국회 정무위원회는 지난해 10월과 11월 이들 4명에 대해 대형 유통업체의 골목상권 침해와 관련해 국감 및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할 것을 요구했으나 나오지 않자 국회에서의 증언ㆍ감정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관련 법에 따르면 정당한 이유 없이 증인 출석을 거부할 경우 3년 이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게 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