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대형銀, 이번주 실적 발표 앞두고 불안 '확산'

2013-01-14 13:58
웰스파고, 사상 최대 분기 실적에도 주가 급락<br/>저금리로 인한 순이자 수익이 최저수준으로 떨어져

아주경제 이규진 기자= 미국의 대형은행들이 저금리로 인해 지난 4분기 판매수익이 미미할 것으로 파이낸셜타임스(FT)는 전망했다.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의 초저금리 기조로 인해 순이자수익이 1950년 이후 최저치로 하락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이번주 대형은행의 실적 발표를 앞두고 금융시장에도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웰스파고는 지난 11일 사상최대 분기 수익을 거뒀으나 주가는 하락했다. 순이자수익이 예상보다 하락했기 때문이다. 평균 대출· 예금이 늘어났음에도 순이자수익이 3분기보다 0.1% 하락한 3.56%를 기록, 주가는 0.85% 떨어졌다. 예금에 몰린 자금을 국채·모기지 채권등 상대적으로 수익이 낮은 상품에 투자했기 때문이다. 웰스파고는 수백억달러의 고객 예치금을 투자하기 위한 수익적인 방법을 찾지 못했다는 평가다. 순이자 수익은 예대금리차를 계산, 투자 수익 등을 평가하는 지표다.

JP모건 체이스, 뱅크오브아메리카, 씨티그룹 등도 이번주에 4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JP모건 체이스는 16일, BOA와 씨티은행은 17일, 모건스탠리는 18일에 발표할 예정이다. FT는 이들 은행들도 웰스파고와 같은 분위기를 낼 것으로 내다봤다. FT가 조사한 애널리스트들의 분석에 따르면 이들 4대은행의 평균 순이자수익률 전망치는 2.8%다. 이는 10년전 4%보다 크게 하락한 수치다. 연방예금보험회사(FDIC)에 따르면 순이자수익이 50년전 최저치와 같은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연준이 제로에 가까운 기준금리를 유지하면서 은행의 수익률 곡선을 평평하게 만들었다. 이는 단기간 대출로 자금을 만들기 위한 은행들의 노력을 제한시켰다. 이에 전문가들은 은행들이 저금리를 보상하기 위해 위험한 전략을 택할까 우려하고 있다. JP모건은 신용 파생상품의 차익거래를 통해 수익을 낼려고 시도했으나 결국 60억달러 이상의 손실을 기록했다. 알리안베른스테인의 브레드 힌츠 애널리스트는 “연준이 수익곡선을 평평하게 만들고 이자수익도 낮추고 있다”며 “이는 은행들의 수익구조에 큰 걸림돌”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저금리 수익에 대한 우려가 과장됐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오히려 연준이 금융시장에 개입하면서 은행 수익도 늘고 있다는 주장이다. 연준이 모기지담보부증권(MBS) 매입을 늘리면서 은행의 모기지 대출금리와 MBS 금리 스프레드도 확장된 점은 분명하다. 웰스파고의 팀 스로안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예금이 대출보다 늘어나면서 순이자 수익이 하락했다”며 “모기지 등 수수료를 통해 웰스파고의 주당 순익도 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