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파워코리아-4> 복지, 연간 27조 재원조달 과제 극복할까
2013-01-10 07:47
MB정책서 진화…재원조달 위한 다각적 방안 검토<br/>조세부담률 21%로 상향…인수위 정책방향 잰걸음
복지정책에 있어서는 MB정부와 GH정부 모두 적극적인 의지를 내비쳤다. 박 당선인 공약이 더 구체화돼 있다는 부분이 눈에 띈다. 다만 박 당선인의 복지정책에 가장 중요한 연간 27조원 규모 예산 확보는 여전히 찬반 줄다리기가 팽팽하게 이어지고 있다.
우선 MB정부는 복지예산을 늘리면서 관련 정책에 심혈을 기울였지만, OECD 자살 1위라는 결과를 바꾸지 못했다. 우리나라는 8년째 OECD 국가 중 자살률 1위에 올라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2010년 국내 자살 사망자는 1만5566명으로 인구 10만명 당 32.1명을 기록했다. 하루 평균 42.6명이 자살로 목숨을 끊은 것이다.
또 MB정부는 복지정책에 대한 의지는 높았지만 복지지출의 양적 확대로 인해 국가 재정운용 측면에서 문제점을 양산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전문가들은 민·관 서비스 통합성과 연계성 미흡, 복지행정 분절성, 인력 부족 등이 정책을 제대로 추진하는 데 걸림돌이 됐다는 분석을 제기하고 있다.
안상훈 서울대 사회복지학과 교수가 지난 2010년 발표한 '복지지출과 조세부담의 적정 조합에 관한 연구'는 MB정부의 복지정책 문제점을 '질적 개선 부재'로 정의하고 있다.
안 교수는 "복지정책 입안과 재원 마련에서부터 최종 복지 전달에 이르는 복지정책 전체 틀에 대한 패러다임적 개혁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현 정부의 복지정책을 지적한 바 있다.
새로 출범하는 GH정부 역시 이 부분에 상당히 신경을 쓰는 모습이다. 지난 1일 새벽에 통과된 올해 예산안에서도 이른바 '박근혜 예산'이라고 불리는 복지부문 예산 증액이 화두를 이뤘다.
지난 6일 발족한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서도 박 당선인이 복지정책에 공을 들이고 있음을 여실이 드러내고 있다. 9일에는 인수위가 GH정부에서 복지공약을 실천하기 위한 재원 조달방안을 처음 공개하며 주목을 끌었다.
인수위는 '지하경제 양성화'를 통해 국민 조세부담률을 현행 19%에서 21%로 높이겠다는 방침을 내놓았다. 이는 직접적인 증세 없이 세원 확대로 복지공약 재원을 마련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인수위 측은 조세부담률을 21% 선으로 끌어올리면 20조원 이상 세수가 확충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 첫 단추로 시중에 성행하는 가짜석유를 근절해 최소 5000억원대 세수를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또 인수위는 세정당국에 대해 적극적인 세수 확보대책을 주문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현동 국세청장도 인수위 업무보고와 관련, 최근 본청 국장급 이상 및 지방 국세청장들과 확대간부회의를 열어 강력한 세수 확보대책을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인수위 고용복지분과는 '박근혜 복지' 실현을 위해 복지 구조조정부터 단행하겠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현재 13개 부처가 실시하는 292개 복지제도를 효율성을 중심으로 재편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인수위 고용복지분과 인수위원으로 내정된 안상훈 서울대 사회복지학과 교수와 안종범 새누리당 국회의원 등 복지전문가들이 대거 투입돼 GH정부의 복지정책을 다듬고 있는 가운데 시행할 복지정책의 우선순위 결정에 중점을 두고 있다.
인수위의 행보로 볼 때 당분간 복지 재원 확보방안에서 '직접증세'는 배제한 모습이다. 지난해 말부터 꾸준히 제기된 직접증세 논란이 한풀 꺾일 수 있는 대목이다.
박 당선인이 그동안 세율과 과세표준 조정 없이 공약 이행을 위한 재원을 조달하겠다는 '간접증세'를 주장해온 만큼 인수위도 이를 최대한 수용하는 눈치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박 당선인이 내건 복지공약에 소요되는 연 27조원 재원 조달에 부정적 견해를 나타내고 있다. 비과세나 감면, 사회간접자본(SOC) 예산 절감 등을 모두 동원해도 연 10조원 이상 세수 확대가 이뤄질 수 없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김동열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전체 세율을 올리는 것보다 (간접증세가) 재원을 확보하는 데 효과적일 것"이라면서 "재정 확보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복지 범위와 정책의 우선순위를 정하고, 재원 조달방식도 더 구체적으로 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